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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들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위원장의 초상휘장 중 하나를 왼편 가슴에 착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주로 김정일 위원장의 휘장이 주민들에게 보급되고 있는데, 이를 놓고 3대 권력 세습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김 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김일성 일가 우상화의 중요한 상징물 중의 하나는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위원장의 초상 휘장을 전 주민들의 가슴에 달도록 하는 조치입니다. 이 두 가지 휘장 중 어느 것을 달아야 하는가는 주민들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각 지방 당위원회에서 일방적으로 공급해왔고 이에 대한 특별한 기준도 알려진 바 없습니다. 또 현재 김일성 주석 휘장이나 김정일 위원장 휘장 중 어느 것을 더 많이 공급했는지 통계로 나와 있는 것은 없지만 김일성 주석 휘장이 더 많을 것이라는 것이 남한 내 탈북자들이나 북한 주민들의 공통된 증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북한 당국은 김정일 위원장의 휘장을 주민들에게 집중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이 주목됩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평양거주 화교 량 모씨는(50대, 남) 자유아시아 방송(RFA)과 가진 회견에서 “최근 조선에서는 수령님 초상화보다는 장군님 초상화를 훨씬 많이 공급하고 있다”고 전하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수령님과 장군님 초상을 비슷하게 보급해온 것을 감안하면 그냥 단순히 보아 넘길 일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량 씨는 이는 “장군님 후계 세습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 보여 진다”고 주장 했습니다.
평양에 주소를 둔 또 다른 주민 진 모씨(40대, 여)도 “시점은 분명하진 않지만 수령님 초상화(휘장)보다는 장군님 초상화(휘장)를 훨씬 많이 공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렇더라도 수령님 초상화를 전혀 공급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진 씨는 “자기 남편이 달던 수령님 초상화를 잊어버려서 최근에 새로 공급을 받았는데 장군님 초상화를 받아왔다”고 말하며 “아무거나 달면 되기 때문에 무심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이상한 생각이 들기는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같은 최근의 휘장 공급 추세에 대해 베이징에 주재하고 있는 남한의 한 대북 관측통도 “북한에서 김일성 우상화의 최고 상징물인 휘장 공급에 있는 이런 변화는 중요한 의미가 담겨있다고 봐야한다”며 김정일 후계 세습의 사전 준비로 봐도 될 것이라는 주장에 공감을 표시했습니다.
이 인사는 “현재 김일성, 김정일 두 가지 휘장을 공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3대 권력 세습이 이루어졌을 때 3가지를 공급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는 것을 그 이유로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는 김정일 위원장의 3남 김정은에게 권력 세습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당장 그의 휘장을 달도록 할 것이라고 단정을 할 수는 없지만 시간이 문제이지 최고 권력자의 휘장을 달도록 할 것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 김정일 위원장이 3남에게 권력 세습하는 것과 때를 맞춰 김일성 주석 휘장은 점차 줄여나가고 3남 김정은에게 권력이양이 되고나면 김정일, 김정은 휘장을 주민들에게 달도록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중국에 나와 있는 북한 주민들은 김일성, 김정일 휘장을 가리켜 “우리에게 수령님 장군님 초상화는 심장과 같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중국이나 남한사람들이 “그게 무엇이 그리 중요한 것”이냐고 비꼬기라도 하면 크게 화를 내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가 일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주재하고 있는 외화벌이 무역 일꾼들에 한해서는 휘장을 달지 않아도 문제 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실제로 그들 대부분은 휘장을 달지 않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현재 제작 보급하고 있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초상 휘장은 당원들과 간부들에게 보급하고 있는 노동당 깃발모양의 당상과 일반 주민들에게 보급하는 원형 모양의 휘장, 재일조총련에게만 보급하고 있는 교포상, 사로청 요원들에게 보급하고 있는 4각형 모양의 청년전위상등이 있으며, 당상 중에는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초상이 나란히 담긴 일명 쌍상 등 약 20여종의 초상휘장을 만수대 창작사에서 제작하여 각 시도의 당위원회를 통해서 주민들에게 보급하고 있습니다.
김일성 휘장은 1970년 11월 당시 김정일 비서가 주도하여 제작 보급하기 시작한 이래 1997년부터 김정일 위원장 휘장도 함께 제작 보급하고 있습니다. 또 이런 초상 휘장은 고등중학교를 졸업한 후 수여식과 함께 가슴에 달게 했지만, 최근에는 중학교 4 학년생부터 초상휘장 공급연령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