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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무기를 실은 북한 선박이 버마에서 무기를 하역한 후 쌀을 선적했다고 항구 관계자가 자유아시아 방송에 밝혔습니다. 이수경 기자가 전합니다.
버마 틸라와항에 정박한 북한 선박이 북한산 지대공 미사일을 포함한 무기가 실려있는 짐함(컨테이너 박스)을 하역한 후 버마산 쌀을 선적했다고 항구 관계자가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는 항구 인부들이 17일 무기가 실려있는 컨테이너 박스의 하역을 마친 후 버마산 쌀을 다시 선적하는 작업을 진행했다고 당시 항구에 있었던 인부의 말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틸라와항 당국이 19일과 20일 이틀 동안 버마 정부와 관련한 선적을 제외한 모든 배의 항구내 작업을 중단시키고 관련자 외 직원들의 출입을 통제하는 등 사실상 폐쇄조치를 내렸다며 북한 선박이 하역한 컨테이너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관계자는 앞서 북한 선박이 지난 13일과 17일 사이 틸라와 항에 정박했으며 북한산 지대공 미사일을 포함한 무기가 실려있는 컨테이너를 하역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가운데 일부 무기는 버마 옛 수도인 양곤에서 북쪽으로 약 100 마일 떨어진 '스왈'이라는 지방 도시로 수송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버마에 무기를 하역한 북한 선박이 버마산 쌀을 선적한 사실이 추가로 밝혀짐에 따라 북한은 버마에 무기를 판매한 대가로 식량을 받았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버마는 북한과 단교 후 24년 만인 2007년 북한과 다시 국교를 맺으면서 식량과 무기의 교환을 시도해왔고, 꾸준히 군사적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싱크탱크인 ‘프로젝트 2049 연구소’의 켈리 큐리 선임연구원은 북한과 버마의 이번 무기 거래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874호를 위반한 것으로 이미 미국와 유럽연합의 제재를 받고 있는 버마는 유엔의 제재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Kelley Currie: If the Burmese regime were found to be cooperating in this way with the DPRK regime, Burma would be subject to UN sanctions.
큐리 선임연구원은 이어 북한과 버마는 불법적이고 불안정한 정권으로 대량살상무기를 획득함으로써 미국의 공격 가능성에 대비하고 또 미국과의 협상에 이용하고 있다고 말하고, 미국과 국제사회는 이들 나라의 불법적인 행동에 보상을 하거나 관심을 두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영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ISIS)의 비확산 군축 담당 국장인 마크 피츠패트릭 선임연구원은 북한과 버마간 최근 군사협력 전력에 비춰볼때 이번 북한 선박의 무기 거래도 타당성이 있지만 두나라 모두 정보의 투명성이 낮고 폐쇄적이어서 그동안 국제사회와 전문가들이 명백한 증거를 입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피츠패트릭 선임연구원은 이번 사건 역시 양측 당국이 인정하지 않는 한 증거를 얻기는 힘들 것이라며 그러나 버마의 경우, 국제사회로부터 완전히 고립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버마와 북한 간의 군사협력에 대한 경로를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관련 정보를 세상에 드러낸다면 장기적으로 두 나라간 군사협력은 축소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한편, 미 국무부는 북한과 버마의 무기거래 사실을 확인해 달라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대해 현재까지 관련 정보가 없다고 답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