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북한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전자결제카드 '나래'가 처음으로 등장했는데요, 이 카드의 사용법은 어떻게 될까요? 살펴보니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사용법과 매우 유사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비교해봤습니다.
외국인과 국제기구 관계자가 북한의 호텔이나 상점에서 현금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전자결제카드 '나래'. 북한의 조선무역은행이 발행하는 이 결제카드 '나래'는 북한 전역의 모든 외화 봉사소에서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북한의 사용설명서를 바탕으로 결제카드의 발급부터 사용 방법을 구성해 봤습니다. 대부분 과정이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와 매우 유사합니다.
전자결제카드를 발급받기 위해 북한의 대외결제은행 외화교환소를 찾은 외국인. 달러나 유로를 은행에 입금하면 당일의 환율에 따라 북한 돈으로 환전된 금액이 카드에 입력됩니다.
카드를 발급받는 데 별도로 드는 비용은 3달러. 카드를 발급받을 때 사용자만이 알 수 있는 비밀번호 4자리를 입력하는 것이나 카드를 사용할 때 비밀번호를 세 번 연속 틀리면 카드 결제가 자동으로 중지되는 것도 미국의 사용법과 똑같습니다.
또 입금한 돈의 범위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이 결제카드는 언제든지 현금을 보충할 수 있으며 다시 외화를 입금하면 그날의 환율을 적용받습니다.
이밖에도 카드가 파손됐거나 이를 분실했을 때 신분을 확인하면 재발급이 가능하거나 개인의 부주의로 인한 손실은 책임지지 않는다는 방침도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의 사용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교포가 운영하는 언론매체 '민족통신'도 지난 18일 최근 평양에서 접한 전자결제카드 '나래'를 소개하면서 "북한 내에서만 사용하는 카드지만, 형식과 사용법이 국제사회와 같았고 입금한 금액의 한도 내에서 사용하는 것이 미국의 데빗카드와 유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결제 카드 앞에 있는 '직접회로(IC)' 칩과 발행은행, 발행날짜, 개별적인 카드번호 등을 의미하는 16자리의 숫자도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카드의 모습과 똑같습니다.
이밖에도 북한은 사용안내문을 통해 카드를 소지한 사람은 남아 있는 잔액의 전부나 일부 금액을 외화 현금으로 되돌려받을 수 있으며 카드 소지자의 비밀은 철저히 보장되고 카드에 입금된 금액도 법적인 보호를 받는다고 소개했습니다.
말레이시아의 언론인 'Bernama'도 24일 러시아의 '이타르-타스' 통신을 인용해 북한 주민과 평양 주재 외교관, 국제기구의 관계자들이 이 결제카드를 백화점이나 호텔, 음식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며 카드를 발급받는 데 드는 시간도 몇 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소개했습니다. 또 북한 내 상점 중에는 달러나 유로 등 현금으로 값을 지급할 때 충분한 거스름돈이 준비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외국인들이 카드 사용을 매우 편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이 언론은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 여행객들은 그동안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을 불편한 사항으로 지적해왔지만 'VISA'나 'MasterCard' 등 미국의 신용카드 회사는 북한에 가해진 대북제재와 국제적 금융거래의 자격을 갖춘 기관이 없기 때문에 북한에 진출하는 것은 어렵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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