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중 국경지역에서 북한 국경경비대와 중국 경비대 간의 충돌이 빈발하는 가운데 지난 6월 30일, 김형직군에서 또다시 국경경비대와 중국공안경찰들 간의 총격전이 발생했다는 소식입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최근 양강도 김형직 군에서 북중 국경 경비대 간에 총격사건이 있었다는 소문들이 퍼져 있었는데 복수의 현지 소식통들이 이를 사실로 확인하고 나섰습니다.
이미 보도된 대로 지난 6월 3일에는 북중 국경인근 신의주시에서 2명의 중국인이 국경경비대의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해 북한 당국이 중국 측에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6월 20일경 또다시 자강도 만포시에서 북한 보위부원이 2명의 중국인들을 고문 살해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면서 국경을 사이에 둔 양국 간의 긴장상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중국은 ‘천안함 사건’을 비롯한 국제문제에서 노골적으로 북한 편들기를 하는 등 겉으로는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내막적으로는 양국 국경경비대간의 충돌에 의한 갈등을 봉합하지 못했다는게 현지 소식통들의 증언입니다.
12일, 자유아시아방송과 전화로 연결된 양강도 김정숙군의 한 주민은 “(자유아시아 방송에서 부탁한) 김형직군 총격사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다”며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 6월 30일, 저녁 7시 경이며 장소는 김형직 읍과 죽전리 사이”라고 전했습니다.
사건의 경위에 대해 그는 우리(북한)측 국경경비대가 2명의 밀수꾼을 대동하고 압록강을 건넜다가 중국 국경수비대에게 발각되면서 발생했다며 중국 경찰들이 사살됐다는 소문도 있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에 의하면 이날 김형직 읍과 죽전리사이에 자리한 국경경비대에서 경비근무중이던 하사관과 대원 1명은 평소에 알고 지내던 죽전협동농장 분조장과 다른 밀수꾼 1명을 태우고 뗏목으로 압록강을 건넜다고 합니다.
그들은 약속된 장소에 중국인 밀수대방이 나타나지 않아 기다리던 중 순찰 중이던 중국공안의 단속에 걸렸고 북한 경비병의 통사정에도 불구하고 중국경찰이 밀수꾼들을 체포하려 하자 감정이 격해져 총격전으로 번졌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양강도 혜산시 강구동에 살고 있는 최강철(가명)씨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김형직군 주민들한테서 직접 들었는데 중국 경찰들이 총을 든 국경경비대는 돌려보내면서 함께 있던 밀수꾼들은 족쇄를 채워 끌고 가려 했다”며 “중국공안이 경비대원들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밀수꾼들을 끌고 가려하자 격분해 공중에 대고 자동보총(소총)을 쏘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경비대가 자동소총을 발사하자 중국 경찰들은 밀수꾼들을 놔두고 황급히 몸을 피했으며 경비대원들이 재빨리 밀수꾼들과 함께 뗏목을 타고 도주하는 동안 권총을 발사했고 북한 경비대도 마주 응사함으로써 잠시 총격전이 벌어졌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최씨에 따르면 총격전이 벌어지자 완전무장한 국경경비대와 연락을 받고 출동한 중국 국경공안들 사이에 고함이 오가는 등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한때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양측의 자제로 별다른 충돌은 없었으며 총격전을 일으킨 경비대와 밀수꾼들은 모두 현장에서 체포돼 후창군 고읍 노동자구에 있는 경비대 대대 본부로 이송된 후 소식을 알 수 없다고 합니다.
한편 북중 국경문제를 잘 알고 있는 양강도 무역관리국의 한 간부는 12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국경을 둘러싼 북중 간의 긴장에 대처하기 위해 최근 중국당국이 국경경비 임무를 공안(경찰)에서 인민해방군에 이양하는 문제를 검토했으며 이에 대해 북한 군부가 거칠게 반발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중국정규군인 인민해방군이 북중 국경에 배치되는 것을 우려해 지금까지 국경경비대를 인민무력부가 아닌 인민보안부 소속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