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원자바오(온가보) 중국 총리와 회담을 하고 핵 문제 해결 방안을 비롯한 두 나라 간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 이후에도 북한의 핵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5일 평양 방문 이틀째를 맞은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와 만나 미국과 하는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 따라 6자회담을 포함한 다자회담에 참여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고 중국의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미북 양자회담을 통해 두 나라 간 적대적인 관계가 반드시 평화적인 관계로 바뀌어야 한다면서 북한은 미북 간 회담의 상황을 지켜본 뒤 6자회담을 포함한 다자회담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후진타오 중국 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지난달 방북했던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에게 북한은 양자와 다자대화를 통해 핵 문제를 비롯한 현안을 풀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고, 4일 북한의 김영일 총리도 원 총리를 만나 핵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북한이 양자와 다자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재확인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한반도의 비핵화가 고 김일성 주석의 유훈인 만큼 이를 위해 노력한다는 북한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원 총리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국의 전문가들은 원 총리의 방북 후에도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 과정이 순탄치 않으리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은 과거 북한 핵문제를 풀기 위해 양자회담과 3자회담 4자회담, 그리고 6자회담 등 다양한 형태의 협상을 벌였지만 모두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이번에 북한이 중국 측에 다자회담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재차 밝혔다고 해도, 앞으로 협상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Klingner: We've been through 2-party talks, 3-party talks, 4-party talks and 6-party talks, none of which have actually been successful.
클링너 연구원은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밝힌 다자대화에 참여하겠다는 의지와 관련해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 의미가 아닐 수 있다며, 미국과 중국 그리고 북한이 함께 하는 3자회담이나 거기에 한국을 더한 4자회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미국과 중국만 참여하는 3자회담을 선호하지만 이러한 형태의 협상은 미국과 한국이 받아들일 수 없어 4자회담 형태의 협상이 3자회담보다 현실적이라는 게 클링너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앞서 한국 열린북한방송의 소식지 ‘열린북한통신’도 북한의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원자바오 총리와 김정일 위원장은 미국과 중국, 그리고 남북한이 참여하는 4자회담에 관해 논의할 것이라면서 북한도 부족한 외화를 공급해줄 최적의 국가가 한국이라는 점에서 다자회담에 한국이 참여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미국 사회과학원(SSRC)의 리언 시걸 박사는 앞서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측이 방북한 원 총리에게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힐 가능성도 있지만, 6자회담에 앞서 미국, 한국 등과 여러 번 양자대화를 하고 나서야 가능하다는 조건을 달 것으로 예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