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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초 북한 양강도 백암군 보위부 지도원 한명이 중국으로 탈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입니다. 이 보위부원은 탈출직전까지 중국국가안전국 요원으로 비밀활동을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당국이 탈출한 보위원의 가족들을 모두 정치범수용소에 수감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지난 9월 초에 긴급 탈북한 양강도 백암군 보위부 지도원 최모씨의 가족이 최근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갔다고 양강도 소식통들이 알려왔습니다.
백암군 보위부 반탐과 지도원으로 일하던 최씨는 노동당 대표자회를 위해 지방당대표들이 평양으로 출발하던 시점인 지난 9월 5일, 양강도 대홍단군을 통해 중국으로 탈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최 씨의 탈출소식을 처음 알려왔던 양강도 백암군의 한 주민은 최근 다시 “최승철의 아내와 두 딸이 모두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갔다”면서 “최승철도 두만강을 건너다가 경비대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최 씨가 돈을 받고 보위부 문건을 중국에 빼돌려 왔다며 그러다가 지난 9월초에 친구가 온성군 보위부에 붙잡혔다는 소식을 듣자 즉시로 야반탈출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최 씨는 백암군 보위부 반탐과가 보유하고 있던 비밀문건들을 다량으로 챙겨가지고 사라졌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북한 당국은 최 씨의 인상착의를 주민들에게 알리고 공개 수배에 나섰지만 체포에 실패했고 그에 대한 보복으로 지난 10월 26일, 가택연금 상태에 있던 가족들을 모두 정치범 수용소에 수용했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한편 양강도 대홍단군의 한 간부 소식통은 최씨가 “함경북도 연사군을 거쳐 대홍단군 삼장노동자구로 탈출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삼장노동자구로 가자면 함경북도 연사군을 거치는 길이 빠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간부에 따르면 최 씨는 급한 용무를 구실로 백암군 보위부 대기차를 타고 밤중에 도주했으며 이 과정에서 대기차 운전사에게 상당한 대가를 지불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 입니다.
뿐만 아니라 최 씨는 자신이 근무하던 부서에서 파기하기 위해 모아둔 문서들까지 모조리 챙겨 여행용 가방 2개에 담아 탈출했으며 새벽녘에 삼장노동자구에 도착해 간부합숙에 들러 잠을 자는 여유까지 보였다는 얘깁니다.
백암군 보위부는 대기차가 돌아온 다음 날 오전에야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고 대홍단군 보위부에 긴급히 통보했지만 이미 최 씨는 간부합숙을 빠져나가 종적을 감춘 후였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당초 북한 당국은 최 씨가 남한 정보기관에 비밀을 넘겨 온 것으로 추정하고 중국 측에 수사요청을 했지만 중국공안당국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아 그가 중국국가안전국 요원으로 활약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 국가보위부가 비밀리에 중국국가안전국과 협의를 요청했지만 중국국가안전국은 자신들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협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증언입니다.
북한의 급변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중국 당국의 정보수집활동이 강화되면서 지난 6월 20일경에는 자강도 만포시에서 간첩혐의를 받던 2명의 중국인들이 보위원들에게 고문당해 살해되는 등 정보활동을 둘러싼 북·중 간의 마찰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