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유일하게 방문하는 외국은 중국입니다. 북한은 갈수록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데요. 실제로 북한 주민들이 이용하는 시장에 가보면 온통 중국산 물건들로 가득합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의 지속적인 대북제재와 추가제재 가능성 등으로 북한의 대외무역은 올해도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지난해 북한의 대외교역 규모는 51억 달러 정도. 이 가운데 중국이 53%, 한국이 33%의 비중을 차지해 중국과 한국이 북한 교역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올해 악화된 남북관계로 남북 간의 거래는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천안함 사건 등으로 인해 대부분의 남북교역이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6억 8천만 달러를 기록했던 남북교역 금액도 크게 떨어질 전망입니다.
반면 중국과의 거래는 여전히 활발합니다. 남북 간의 무역이 민족 내부거래라는 특수성으로 북한의 대외무역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북한의 대중국 교역은 26억 8천만 달러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육박합니다. 문제는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이 해가 거듭될수록 점차 심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홍익표 박사의 얘깁니다.
홍익표:
전략적으로 중국이 북한을 경제적으로 예속화하려고 하기 때문에 북한의 대중국 경제 의존도는 점점 더 늘어날 겁니다.
한국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통계자료에 따르면 실제로 북한은 2002년만 해도 32.7%에 그쳤던 대중국 무역의존도가 2005년 52.6%, 2007년 67.1%, 2008년 70.2%, 2009년 78.5% 순으로 매년 증가했습니다.
북한의 주요 수출품은 무연탄과 철강재 등 광물자원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신 북한이 수송과 산업생산에 필요한 원유를 거의 전량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기계류와 농산물도 주요 수입품입니다.
장마당 같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소비재의 약 90%가 중국산 물건입니다. 특히 화폐개혁이후 침체됐던 시장이 최근 활기를 되찾으면서 거래물량이나 품목들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탈북 방송인 김춘애 씨의 얘깁니다.
김춘애:
중국 상인들이 국경지역인 함경북도 무산이나 회령, 혜산 같은 곳에서 물건을 파는데요. 그러면 그 물건들을 북한 상인들이 넘겨받아 평안남도나 평양 등에 또 유통시킵니다. 그래서 전국의 모든 시장에는 중국 물건들로 가득 가득 넘쳐납니다.
지난해 10월 중국은 온가보 총리의 북한 방문을 계기로 2년 간 끌어온 압록강 대교 건설에 대한 북한의 동의를 얻어내면서 단동을 거점으로 한 대북 교역 확대의 길을 열어 놓았습니다. 중국은 오래전부터 대북 진출에 큰 공을 들여왔는데, 북한의 대외 개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중국이 북한의 경제 붕괴를 막으려고 정책적 차원에서 북한의 대중국 무역의존도를 증가시켰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경기개발연구원 최용환 책임연구원입니다.
최용환: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핵을 가지고 문제를 일이키는 것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북한이 붕괴돼서 최악의 경우에 주한미군이 압록강까지 올라오는 이런 상황은 결코 중국으로선 바라는 바가 아니기 때문에 중국은 북한이 망하지 않을 정도로 경제적인 지원을 하면서 그것을 지렛대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할 것입니다.
중국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관련국가 특히 미국과 보조를 같이 해 6자회담을 지지하고 의장국으로서 적극 참여하지만,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 경제봉쇄는 북한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어 사실상 거부하고 있습니다.
결국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은 계속 될 것이고, 북한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이 그 동안 화폐개혁을 하는 등 경제 자립을 위해 나름 노력했지만 모두 실패하고 북한 경제는 자생적으로 생겨난 시장의 힘으로 겨우 버티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