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화교들에 남한 사람 접촉 금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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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보안당국이 중국에 자주 드나드는 북한 화교들에게 남한 사람을 절대 만나지 말라는 접촉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세한 소식,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사건으로 남북 관계가 긴장상태에 접어들면서 북한의 보안당국이 중국을 오가며 보따리 장사를 하는 북한화교들의 단속에 나섰습니다. 보안 당국은 이들에게 중국에 있는 남한사람들과 일체의 상거래는 물론 접촉도 하지 말라는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북한과 광산물 무역을 하는 중국 선양의 조선족 사업가 민수호 (가명, 50대 남) 씨는 이 같은 소식을 북한의 대방으로부터 들었다면서 "남북 관계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민 씨는 "남한 당국이 천안함 도발로 조선과의 경협을 중지시킨 것에 대한 맞대응 조치인 것 같다”면서 "민간인들의 정상적인 상거래까지 막는 이런 조치는 속 좁은 처사"라고 이번 조치를 비난했습니다.

역시 북한과 중국을 오가며 보따리 장사를 하는 평양 거주 화교 진모씨(50대, 여)도 "출국비자를 해주는 보위부에서 남조선 사람들과 접촉하거나 남조선 사람들과 거래하다가 발각되면 다시는 중국에 다니지 못하게 된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진 씨는 "남조선 물건을 취급하지 않고는 장사할 수 없는 형편이라 남조선 물건 구매는 중국의 조선족을 통해 하고 물건에 붙은 남조선 상표는 더 철저히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 물건을 대고있는 북한출신 화교 정모씨는 "조선 당국이 조선 화교들에게 언제는 남한 사람들의 거래를 허용을 한 적이 있었느냐"고 반문하면서 천안함의 맞대응조치라기 보다는 남한 사람들에게 조선의 내부사정이 전해지지 않도록 입단속 시키려는 것이 주된 목적인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조치에서 불구하고 중국내 남한상품 시장에는 아직 큰 변화가 없습니다. 중국 단동에서 남한제품 가게를 운영하는 오모씨는 "북한 손님들이 물건을 구매해가는 양이 눈에 띄게 줄어들지 않았다“면서 "앞으로도 장사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는 생각지 않는다"고 단언했습니다.

오 씨는 "중국에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남한 물건은 북한의 상류층이 주 소비 계층이고 이윤도 많이 나는 장사이기 때문에 남한제품은 화교를 비롯한 북한 상인들에게는 포기할 수 없는 매력적인 상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중국주재 남한의 공관에서는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남한 사람들에게 북한 식당 출입을 삼가라는 당부를 하고 있지만 남한 사람들의 출입이 특별히 줄어들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또 북한의 식당에서도 접대원에게 보안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지만 이렇다 할 조짐은 발견되지 않고 있으며 남한 사람들의 식당 출입도 전과 다름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