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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거주하는 화교들이 중국에 드나들기 위해 출국수속을 할 때 초기단계부터 북한 보위부가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내 화교들의 여행규제를 위해 최고권력기관이 개입하는 이번 조치는 북-중 친선을 강조해온 북한당국의 선전내용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 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지역에 살고있는 화교들은 한국이나 서방국의 화교들에 비해 해외여행의 자유를 완전하게 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렇긴 해도 해외여행이 거의 불가능한 북한의 일반주민들에 비하면 북한내 화교들의 모국방문, 즉 중국방문은 크게 제약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최근 북한당국은 화교들이 중국방문을 위해 수속할 때 보위부가 직접 개입하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모국을 방문하고자 하는 화교들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평양에 주소를 두고 중국을 오가며 보따리 장사를 하는 류 모씨는 “중국에 갈려는 화교들의 출국수속 첫 단계부터 보위부가 개입하기 시작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했습니다.
류씨는 “화교들이 중국방문을 앞두고 출국비자를 받기 위해 각 지역의 화교 연합회에 여권을 접수하면 화교연합회는 이를 중국대사관에 전달하고 중국대사관이 북한당국으로 부터 출국비자를 한꺼번에 받아 다시 화교 연합회를 통해 개인들에게 전달해 왔다”고 밝혔다.류씨는 이어서 “요즘들어 화교 연합회의 역할을 배제시키고 각 지역의 보위부에 여권을 접수토록 하고 나중에 여권을 찾는 것 도 본인들이 보위부를 통해서 받도록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류씨는“이 같은 조선당국의 조치는 화교들의 중국방문을 억제 하기 위한 처사로 보이고, 한편으로는 보위부원들이 화교들의 주머니를 털 수 있도록 먹이 감을 선물한 꼴이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류씨는 “지금도 중국에 한번 나가려면 300달라정도 뇌물을 줘야 하는데 앞으로는 얼마가 더 들어갈지 가늠하기도 어렵다”며 “이제는 중국을 오가며 보따리 장사 해먹기도 어렵게 됐다”고 걱정을 했습니다.
이 소식을 접한 중국 내 대북 소식통들은 “북한이 북-중간을 오가며 북한 내부소식을 밖으로 퍼뜨리고, 바깥세계의 정보를 북한내부로 묻혀 들어가는 화교들의 행태를 최대한 막아보려는 의도”라고 진단합니다.
북한에 살다 얼마전 중국에 정착한 화교 장모 씨는 “중국을 오가는 조선화교의 절대 다수는 보따리 장사를 하는 사람들인데 이들이 큰 불편을 겪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말하며 “이들을 통한 조선에의 생활물자 공급에도 차질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장씨는 “전세계에 퍼져 살고 있는 화교들 중에서 가장 가까운 외국에서 살고 있는 것이 북조선 화교들인데 현실적으로 가장 먼 나라에 살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습니다.
장씨는 이어 “조선에 거주하는 화교들은 집에 전화도 놓을 수 없고 손 전화도 가입할 수 없다.”고 북한 당국의 화교들에 대한 차별정책을 지적했습니다.
북한과 중국이 외교관계를 맺은지 60주년을 기념 하는 ‘조-중 친선의 해’가 채 저물기도 전에 북한당국의 이 같은 화교 탄압정책은 중국정부의 반발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