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붕괴론 기반 대북정책 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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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북한의 붕괴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한국의 현인택 통일부 장관의 발언이 나온 가운데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로버트 칼린 연구원은 북한이 조만간 붕괴할 것을 가정한 대북정책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내부 상황에 밝은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는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로버트 칼린 연구원은 북한이 2-3년 안에 붕괴한다는 가정을 기반으로 한 대북 정책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It does not make sense to base a policy on the assumption that a collapse will happen soon-that is, in the next 2-3 years.)

칼린 연구원은 지난 1일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열린 북한 관련 청문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자신은 조만간 북한이 붕괴할 것으로 전망하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칼린 연구원은 북한 정권이 곧 붕괴할 것으로 비춰지길 바라는 한국 내 일부 인사들조차 최근 중동에서 불고 있는 민주화 바람의 영향으로 북한에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날 것으로는 전망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칼린 연구원은 또 현재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김정은이 훈련받고 있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자신은 북한의 권력 세습이 실패할 것이란 가정을 하지 않으며 특히 앞으로 김정은 후계 체제가 정착할 몇 년 정도의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이런 가정은 더욱 현실적이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의 현인택 통일부 장관도 4일 국회 외교통상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이 붕괴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면서 이른바 '북한 붕괴론'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습니다.

최근 중동의 민주화 혁명이 북한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서도 현 장관은 "북한은 중동 국가들과 다른 환경과 조건을 가지고 있다"면서 "북한 사회 내의 주민들이 조직적으로 (정권에 저항)할 수 있는 기반이나 토대가 마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미국 국무부의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지난 1일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의 붕괴를 기다려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북한의 붕괴가 한반도 안정을 향한 길이라는 데 확신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한국 국회 외교통상위원회의 남경필 위원장은 4일 한국 언론과 회견에서 "북한의 정권교체와 붕괴는 별개로 생각한다"면서 북한 정권이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은 많이 나오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북한의 붕괴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