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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양국이 북한의 김정일 정권 붕괴 뒤 북한 내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큰 비정규전(Irregular warfare)에 대비해 북한내 차 상위 지도층을 포섭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현역 미군 장교에 의해 제기됐습니다. 또 북한 붕괴 뒤 곧바로 북한군을 해체하는 대신 군부를 회유해 북한내 치안 유지에 활용하는 방안을 한미 양국이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됐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붕괴에 대비해 한미 양국이 북한내 경찰 조직인 인민 보안부와 대량살상무기(WMD)를 관할하는 특수전 부대의 간부를 중심으로 한 차 상위 지도층 인사들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한 작전을 하루빨리 수립해야 한다고 데이비드 맥스웰 미 육군 대령이 주장했습니다.
미 육군 특수작전사령부 전략팀장으로 아시아 전문가인 맥스웰 대령은 지난 11월 30일 발간된 한 군사전문잡지에 기고한 글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는 한미 양국이 포섭한 이 차 상위층 북한 지도자들이 해당 기관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함으로써 김정일 정권이 붕괴한 뒤 발생할 가능성이 큰 비정규전 형태의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한 한미 양국군의 ‘개념계획 5029’ 입안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맥스웰 대령은 또 북한 붕괴시 곧바로 인민군을 해체하지 않고 내부 안정을 유지하는 충추 기구로 활용하는 방안 마련을 제안했습니다. 과거 이라크 전쟁에서 미군이 이라크를 점령한 뒤 이라크군을 해체시켜 결과적으로 몇 안되는 ‘작동 가능한 안정 유지 기구’를 없애버린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맥스웰 대령은 이 경우에도 역시 인민군 간부들에 대한 영향력 확보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한미 양국의 군인은 물론 민간 출신의 북한 전문가가 북한 붕괴에 대비한 계획을 마련하는 데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한미 북한 전문가 프로그램’도 제안됐습니다. 현재 미군이 아프카니스탄과 파키스탄에서 운용중인 프로그램을 본떠, 김정일 정권 붕괴를 다룰 준비가 된, 북한을 잘 아는 젊은 전문가를 육성해 이들이 북한 급변사태 때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겁니다.
맥스웰 대령은 이 밖에 한반도의 통일과 관련해 국제사회의 협조를 이끌어내야 하며 특히 북한 급변사태 때 결정적인 역할을 할 중국의 협조를 미리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김정일 정권이 붕괴한 뒤 한국 주도의 한반도 통일 노력과 북한내 저항 세력에 대한 진압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동북아시아 지역 안보에 악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경제적 파급이 전세계에 미칠 것이라며 북한 급변사태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