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화폐개혁 이후 극심한 생활고를 겪고 있는 북한주민들이 서슬 퍼런 보안원들의 단속에 대들거나 반항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김 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죽기는 마찬가지 아닙니까?”
평안북도에서 왔다는 김 모 씨(여.50)는 자유아시아방송 기자를 만나자 마자 대뜸이렇게 말했습니다.
지금 같아서는 살아갈 방법이 없다고 운을 뗀 김 씨는 “쥐도 막다른 길에 몰리면 고양이에게 덤벼드는 법”이라며 “조선의 현재 상황이 이와 비슷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대부분의 도시 백성들은 장마당에서 그날 벌어 그날 먹고 살았는데 화폐개혁 후 알거지가 되었다가 장사미천을 근근히 마련해서(빌려서) 장사를 다시 시작하기는 하지만, 이런 저런 간섭과 단속에 시달리다 못한 주민들 중에는 차라리 나를 잡아가라고 악에 바쳐 보안원들에 대들기도 한다”고 김 씨는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씨는, “옛날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화폐개혁 후 여기저기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경”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장마당 단속에 걸려 보안서에 잡혀갔었다는 장모씨(여.46)는 “보안서 유치장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 먹을 것을 주지 못하는 관계로 일부 경미한 사범은 석방시켜주는 웃지 못할 사태도 벌어지고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방문을 하고 돌아온 사람들도 많은 조사를 받고있다”고 장씨는 증언했습니다.
“중국에서의 행적과 남조선 사람과 접촉했는지의 여부, 남조선 사람이 운영하는 업소에서 일하고 돈벌이를 했는지의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를 하는데, 조사요원을 바꿔가며 같은 질문을 반복하여 조금이라도 앞뒤의 대답이 틀리면 장기간의 조사를 받기도 한다”며 “일주일 이상 조사를 받는 사람도 있다”고 장씨는 말했습니다.
장 씨는 또, “세 사람이상 모이는 것도 금지 사항이라서 보안원에게 발각 되면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조사를 받아야 된다”며 “숨도 쉬지 말라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언성을 높였습니다.
“이 같은 통제는 외부세계의 소식이 전파되고 체재에 대한 불만이 유포되는 것을 막기위한 조치이지만 조선의 백성들도 알 것은 다 알고 통제를 하면 할 수록 소문은 더 빨리 퍼져나간다”고 장 씨는 덧붙였습니다.
황해남도 해주의 친정에 다녀온 북한 출신 화교 왕 모씨(여, 30대)도 “보름 남짓 친정에 있는 동안 친정어머니가 극구 말려서 밖에는 거의 나가지 않고 집안에만 있다가 돌아왔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왕 씨는 “날이 갈수록 조선의 형편이 어려워지는데도 텔레비전만 켜면 장군님 현지지도 선전이고 강성대국 연다고 하지만 이제 조선사람들도 이런 말에 염증을 내고있고 혹시라도 이 말을 믿는 다면 머저리 취급을 받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