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회담 북 ‘아태위’는 어떤 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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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오는 8일 개성에서 만나자는 남측의 제의에 대해 북한이 동의 의사를 밝혀왔지만, 대표단을 남측이 요청했던 통일전선부가 아닌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로 보내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아태가 어떤 조직이길래 한국 정부가 대화의 상대로 꺼리고 있을까요?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각종 대화 때 나오는 대표들의 소속기관이 다양해 다소 혼란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북한의 대표적인 대남 기관인 노동당 통일전선부는 간첩 침투 등 음성적인 공작이 아닌, 대화와 교류 등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기관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공식 회담에 통일전선부 관계자를 참석시킬 때는 통전부 명함이 아니라 아태 등 그 회담의 성격에 맞는 통전부 외곽 단체의 명함을 사용하게 합니다.

통전부 산하의 핵심 조직인 아태는 1994년 10월에 설립됐으며, 외부에는 ‘비정부 평화애호기구’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북한의 아태를 공식과 외곽 조직의 구분이 명확치 않은 기구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 체제의 특성을 감안하면 비정부 기구로만 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아태는 출범 당시 김정일 위원장의 최측근였던 김용순 비서가 초대 위원장을 맡았을 정도로 초기엔 그 위세가 대단했습니다.

북한전략센터 김광인 소장입니다.

김광인: 통전부에서 간부로 활동했던 웬만한 인물들은 거의 아태에 소속돼 일을 겸직했습니다. 김용순 비서를 비롯해 전금진, 송호경, 김형우, 이종혁, 전경남, 림동옥, 김완수 등이 대표적인 인물들입니다.

아태가 주력하는 분야는 민간급 남북관계입니다.

처음엔 미국, 일본과의 민간교류에도 관여했지만, 1998년 한국에서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면서 남북관계에만 전념하기 시작했습니다.

현대의 금강산 관광사업 등 대형 사업을 연이어 성사시킴으로써 대북사업을 추진하려는 남측 인사들은 ‘모든 길은 아태로 통한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실제로 2000년 4월 10일에는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남북 합의서에 송호경 아태 부위원장이 서명하는 등 기능과 역할 면에서 단순한 민간단체의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그러다가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을 전후해선 아태의 일부 기능이 민경련과 민화협으로 이관돼 그 힘이 축소되는 등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금강산 관광사업만은 계속 맡아 진행해 왔습니다.

그러나 재작년 7월 박왕자 씨 총격 사망 사건으로 금강산과 개성 관광이 중단되고 아태의 실세였던 최승철 부위원장 등 대부분의 간부들이 비리 혐의로 숙청되면서 전체적으로 물갈이가 돼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 내 탈북지식인 모임인 NK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입니다.


김흥광: 필요할 때는 인사 정책을 통해서 새로운 사람으로 바꾸면 되는 겁니다. 저는 아태를 완전히 죽였다고 보지 않습니다.

이처럼 아태가 기존의 기능과 역할을 유지하고 대남업무를 총괄 조정하는 기구로 계속 남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북한이 앞으로 통전부 산하에 다른 기구를 만들어 남북 접촉에 내보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는 8일로 예정돼 있는 금강산 관광 회담. 아태에서 어떤 인물들이 나올 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