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경유해서 대북 경협사업을 하고 있는 업체들이 북한 측의 횡포로 대북 사업을 지속하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그 실상을 중국에서 김 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2006년부터 중국 단동의 민경련을 통해 북한의 B사와 계약을 맺고 의류 임가공 사업을 하고 있는 남한의 의류제조업체 임 모 사장은 "날이 갈수록 북한측의 횡포가 심해지고 있어 북한에서의 의류 임 가공사업의 포기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최근 자유아시아 방송(RFA)과 한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임 씨는, "북한 측은 의류제조에 소요되는 원,부자재를 북한에 입고 시킨 후 북에서 제작한 제품을 남포항을 통해 인천에 보낸 후 임가공 대금을 송금해온 지금까지의 거래방식을 깨고 먼저 임가공 대금 결재를 해줄 것을 일방적으로 통보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임 씨는 또, "대금 결재를 먼저 해주지 않으면 현재 주문한 제품을 언제 보내줄지 담보할 수 없다는 통보를 해왔다"며 "납기가 급박한 자신의 사정을 꿰뚫고 있는 북한측의 교묘한 협박이 틀림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임 씨는, "지금까지 북한에 의류 임가공 사업을 하기 위해서 재봉틀과 각종 필요한 설비들을 (한화) 1억원이 넘게 투자를 해서 시작한 것인데 이제 와서 포기하려니 억울한 생각도 들고 동남아 등 제3국으로 거래선을 돌리려면 다시 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애당초 대북 사업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남북 해빙 무드만 믿고 시작한 자신의 판단이 크게 잘못된 것이었다"고 후회했습니다.
북한과 임 가공업을 하면서 그 동안 겪은 애로사항이 한 두 가지가 아니라는 임 씨의 증언은 계속됩니다.
원자재와 부자재를 주문한 제품에 소요되는 것보다 약 3%가량 여유 있게 보내주는데도 납품하는 제품은 반대로 늘 3%가량 모자랐고, 툭하면 납기지연에 소통부재로 제작이 잘못되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심지어 겨울철에 추워서 일을 할 수 없다고 해서 난방 시설 자재를 보내주었고, 공장 일꾼들 영양 보충하라고 돼지고기를 보내주는 등의 정성을 다 했는데도, 저들은 늘 고압적인 자세이고 납기지연이나 제작 오류에 대한 책임을 단 한번도 인정하지 않았다"고 임 씨는 말했습니다.
중국(단동)에서 서울과 평양의 소통 역할을 하며 임 씨의 일을 돕고있는 중국 국적의 조선족 이종환(가명, 남,32세) 씨는 "남한에서 북한으로 보내는 삐라사건이 터지고, 미국과 일본등지에서 인권 단체들이 대북 인권문제를 비난하는 유인물을 북한으로 보내는 팩스 송부사건이 터지자 그 동안 자신이 이용해왔던 팩시밀리가 불통되는 바람에 한동안 업무가 마비 된 적이 있었는데 한달 후에 새롭게 바뀐 팩시밀리 번호를 통보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이 씨는 또, " 평양에 전화나 팩시밀리를 한번 보내려고 해도 회선이 하나밖에 없어 그런지 계속 통화 중이기 때문에 빠르면 한 두시간 어떤 때는 하루종일 전화통에 매달려야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에서 북한에 광산 설비를 제공하고 북한 측의 횡포로 사업을 포기한 중국 국적의 조선족 사업가 김수일(가명, 54세, 남) 씨는 "조선에 투자하여 사업을 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며, 조선과 맺은 계약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조선에 일단 들어간 돈과 설비들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며 그에 대한 권리를 주장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자신이 겪은 경험을 전했습니다.
남한의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방북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에 때맞춰 조문단으로 파견된 북한의 김기남 비서등의 유화적인 발언으로 남북 경협이 되살아 날 것이라는 일부의 기대와는 달리 중국에서 북한내부와 경협사업을 하고 있는 남한의 기업인들에게는 아직은 온도차가 크게 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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