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이 소학생들 가운데서 컴퓨터에 유능한 영재들을 발굴하는 경연대회를 벌이자, 덩달아 컴퓨터 사교육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이 녹음은 컴퓨터를 중시할 데 대한 북한 기록영화의 녹음입니다.”
21세기가 정보화 시대로 발전하면서 컴퓨터는 이제 인간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품이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손으로 도장을 새기고, 밤을 새워가며 도면을 그리고, 그림을 그리던 것이 지금은 컴퓨터가 모두 대신하고 있습니다.
지난 시기에는 친구에게 편지를 보내자고 해도 국내(한국)에서도 며칠씩 걸렸지만, 지금은 미국이나 영국 등 수 만km떨어진 곳에도 컴퓨터 이메일 버튼(단추)만 누르면 즉시에 전송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인간이 하던 고되고 어려운 부분들을 컴퓨터가 대신하게 되면서 인간생활과 아주 친숙해졌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컴퓨터를 가리켜 ”21세기 신이 내린 가장 큰 선물”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불과 10년 전 만해도 컴퓨터는 북한에서 일부 특권층만 사용하는 사치품으로 되어있었습니다.
평안북도 도 소재지인 신의주시 중심 고등중학교에도 컴퓨터가 모자라 학생들은 ‘모의교육’을 받았다고 고등중학교 교사를 하다가 몇 년 전에 한국에 나온 탈북자는 말합니다.
“그때는 컴퓨터 교육은 있었는데 컴퓨터 없는 학교가 태반이었고요, 우리학교는 한 5대 정도 있었는데, 켜면 한 5분동안 켜지는 게 있었어요. 그때는 학생들이 컴퓨터로 실기를 한 것이 아니라 두꺼운 종이로 컴퓨터 키보드를 그려가지고 수업시간에 뭘 누르라고 하면 종이 자판기를 누르고 컴퓨터 교육은 소개해주는 정도였어요, 이러한 기능이 있고, 키보드 건반은 이렇게 되어있고 그때는 그 정도로 이루어졌지요.”
이렇게 한심했던 북한의 컴퓨터 보급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눈에 띄게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북한 지도자가 컴퓨터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급진전 되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1세기 3대 바보로 “흡연가와 음치(음악을 모르는 사람), 컴맹(컴퓨터를 모르는 사람)”을 꼽기도 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컴퓨터를 이용해 한국 영화나 뉴스를 거의 매일 시청하는 ‘컴퓨터광’으로 알려졌습니다. 그가 컴퓨터를 쓴다는 사실은 2000년 북한을 방문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무부장관에게 이메일, 즉 전자우편주소를 물어보면서 주위를 놀라게 했는데요, 김 위원장은 군부대 군관들에게도 앞으로 전쟁은 컴퓨터 전쟁이라면서 자신은 매일 한 시간이상 컴퓨터를 쓴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지도자의 컴퓨터 관심이 전 사회적으로 확산되면서 북한은 컴퓨터 관련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지난해부터는 소학교 학생들에게도 컴퓨터를 배워주기 시작했습니다.
나라의 경제사정이 어려운 속에서도 북한은 일본과 중국 등 외국으로부터 컴퓨터를 수입하는데 돈을 아끼지 않습니다. 올해 4월부터는 북한 전역의 농아학교, 맹아학교들에도 컴퓨터 교육을 실시했다니, 북한의 컴퓨터 열기가 대단함을 알 수 있습니다.
북한은 또한 컴퓨터에 유능한 영재들을 발굴해 따로 공부시키기 위해 컴퓨터 실기학과경연도 진행한다고 북한 내부 소식에 밝은 한 중국인이 자유아시아 방송에 밝혔습니다.
“1, 2, 3등과 모범을 뽑는대요, 거기서 등수가 높은 학생들은 평양 제1고등중학교와 도 제1고등중학교에 보낸다고 합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에서는 오는 10월 30일 컴퓨터실기학과경연을 실시한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청진시 포항구역 포항 제1소학교에서는 이번 컴퓨터경연을 통해 모두 40명을 뽑는데, 여기에 당선된 학생들은 평양 제1고등중학교와 함경북도 제1고등중학교 등 영재학교에 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컴퓨터를 잘하는 아이들을 영재학교에 보낸다는 파격적인 소식에 학부모들은 자녀교육에 돈을 들여가며 과외공부를 시키고 있습니다. 자녀들이 한 가지 이상 외국어와 컴퓨터 기술을 소유하면 해외에 나갈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현재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한 학생이 컴퓨터 개별지도를 받자면 한 달에 북한 돈 5만원, 회령에서는 한 달에 2만 원가량을 줘야 한다고 그곳이 고향인 탈북자들은 말합니다.
함경북도 청진시가 고향인 한 탈북자는 얼마 전 가족과의 전화통화에서 컴퓨터를 좀 사달라는 11살 난 자기 조카의 부탁을 받고 중국에서 컴퓨터를 사서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번 여름방학은 소학교 학생들의 컴퓨터 배우기가 절정을 이뤘는데요, 농촌 소학교 학생들은 도시로 나가 컴퓨터 교원으로부터 교육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북한에서 교육은 무료교육이지만, 이처럼 사교육이 성행하는 것은 북한 소학교들에 컴퓨터 교원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소학교들에서 학급 담임선생이 모든 과목을 가르쳐야 하지만, 담임선생들 자신이 컴퓨터와 영어를 모르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전문 컴퓨터 교원들을 데려온다는 것입니다.
북한에도 불기 시작한 컴퓨터 열기, 이제 북한 주민들도 컴퓨터 기술뿐만 아니라 그 컴퓨터로 외부정보를 마음대로 볼 수 있는 인터넷에도 하루 빨리 접속되어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알아차리는 그날이 오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