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탈북 가족에 자수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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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북한 당국이 한국으로 탈북한 사람들의 가족들에 대한 동향 조사를 강화하는 한편, 자수를 강요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북한당국이 탈북자 가족들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 사정에 밝은 중국인들과 탈북자들은 이 같은 내용을 11일 자유아시아 방송에 밝혔습니다.


“당 조직들에서 담화를 하면서 지금까지 연락해서 돈 받은 것을 솔직하게 이야기 하면 다 그대로 벌금 같은 것이 없지만, 보위부나 법기관이 개입해서 알려지면 돈은 돈대로 압수를 하고 법적 제재를 받는다.”

북한 사법기관에서 탈북자 가족들의 조사는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하나는 행불자의 가족들과 담화를 해서 사건을 들추어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수사업 등을 통해 탈북자 가족들이 스스로 비판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함경북도 새별군에 새롭게 부임한 군당 책임비서는 탈북자 가족에 대한 조사를 엄격하게 하라고 산하 보위부와 보안서에 지시를 내려 그 지방에서는 분위기가 아주 살벌하다고 이 중국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얼마 전 가족이 보안서에서 취조를 당했다는 소식을 전달받은 은덕군이 고향인 한 탈북자는 가족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마음을 졸이고 있습니다.

“그 담당 보안원, 그 보안원이 와서 동생이 어디 갔냐고 언니에게 물어보면서 언니가 보냈느냐고 그것만 취조 받고, 언니가 보냈는지를 조사했는가 봐요.”

새별군의 보위부와 보안서들은 이미 법적으로 조사되어 처벌을 받은 탈북자나 가족들의 사례를 들어 협박하면서 “(한국의 탈북자에게서)비법이지만 도움을 받는 것까지는 인정을 한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당 조직에 찾아와 잘못을 자수하고 용서를 받았고, 또 법에서도 문제시 하지 않고 비밀로 덮어준다”며 빨리 자수할 것을 권고했다고 이 탈북자는 말했습니다.

북한의 법 기관들이 이렇게 탈북자 가족들을 조이기 시작하면서 그곳 현지의 가족들의 심정은 착잡해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떤 탈북자 가족들은 “(법 기관에서)돈을 빼앗고 딱지를 붙여 감시망에 두자고 그런다”는 사람도 있고, 또 어떤 가족들은 “정말 속이고 있다가 탄로나 돈을 떼이고, 징역까지 갈 것 아니냐”며 몹시 불안해한다는 것입니다.

보위부에서는 모모한 탈북자 가족은 자수를 하고 돈도 떼이지 않았고, 처벌을 받지 않았다면서 다른 가족들도 빨리 자수하라고 선전하고 있다고 이 탈북자는 전했습니다.

북한이 최근 들어 탈북자 가족에 대한 조사를 엄격하게 진행하는 배경에 대해 탈북자 단체장들은 김정일의 후계구도와 관련해 산하 보안기관들의 충성경쟁과 관련이 있다고 말합니다.

NK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입니다.


“최근에 북한에 남겨두고 온 가족들에 대해서 보위부나 보안성에서 재조사, 자수사업들을 종용하는 것 같습니다. 결국은 체제수호기관들의 충성경쟁으로 벌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가안전보위부나 인민보안성이 새로운 후계자가 등장하자, 서로 경쟁적으로 충성심을 보이기 위해 이러한 조사를 벌이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탈북자 가족들이 한국의 탈북자들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음으로써 북한 내부에서 확산되는 한국에 동경심과 환상을 차단하고 북한을 탈출하는 사람들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체제수호기관들이 벌이는 충성경쟁이라고 볼 수 있다고 김 대표는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