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 민주화 바람 중국이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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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최근 북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서 몰아치고 있는 민주화 바람이 북한에서도 가능할 지 여부는 중국 내 상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열린 북한 관련 토론회 소식을 샌프란시스코에서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스탠퍼드대학 아시아태평양연구소의 신기욱 소장은 24일 이 대학에서 이틀째 계속된 한국학 과정(Korean Studies Program) 개설 1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토론회에서 북한의 민주화 바람이 가능할지 여부는 중국 변수에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기욱:

중요한 것은 중국에서도 민주화 바람이 불 것이냐 하는 문제입니다. 만약에 중국에서도 민주화 바람이 분다면 북한도 거기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봅니다.

신 소장은 중국에서도 1989년 중국의 천안문 사태와 같은 민주화 움직임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국 전문가들의 인식이라면서 중국의 상황이 북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스탠퍼드대학 아시아태평양연구소의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한국학 부소장은 북한 주민의 반정부 감정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아직 민주화 바람이 불 정도의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국가들에 비해 주민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수준이 월등히 높기 때문에 북한은 금방 붕괴할 것 같지도 않고 민주화될 것 같지도 않다면서 북한의 현 상황이 짧게는 수 년에서 길게는 수십 년 유지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토론회에 참석한 오스트리아 빈 대학의 루디거 프랑크 박사도 아직은 북한 주민들의 불만 수준이 충분히 높지 않고 또 광범위하지도 않다면서 동독의 예를 보면 주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또 그 불만을 정권 타도 움직임으로 만들 특별한 계기(trigger)가 있어야 북한에서 민주화 혁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Frank:

Two things need to be happen. Number one, you have to have certain level of frustration then, you have to have a trigger.

하지만 토론회 기조연설에 나선 한국의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현재 북한 지도층에는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고 3대 세습을 위협하는 요소들도 북한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면서 최근 북아프리카에서 시작된 민주화 열기로 인해 독재 정권이 속속 무너지는 상황에서 북한도 예외일 순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김형오:

North Korea is no exception. We can see many factors that pose a threat to the third-generation power transfer.

김 전 의장은 현재 북한 장마당에서는 외부세계 소식이 암암리에 전해지고 있고 중동의 민주화 사태로 인한 주민들의 심리적 동요도 감지되고 있다면서 현재 북한 체제는 매우 불안정하다고 진단했습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미국의 마이클 아마코스트 전 국무부 차관과 앤드류 나치오스 전 미국 국제개발처(USAID) 처장 그리고 한국의 박병원 전 재정경제부 차관, 또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 김원수 유엔 사무총장 특별보좌관 등 전문가와 전직 관리 30여 명이 참석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외교 등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