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
본격적인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북한 전역에 전염병이 번지고 있습니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과 노인들의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져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서울에서 문성휘입니다.
해마다 여름철이면 반복되는 각종 질병들로 북한주민들이 신음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위생환경이 열악해 어린이들과 노인들의 피해가 커지면서 보건당국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북한 양강도지역을 내왕하며 무역일을 하고 있는 중국인 최모씨는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 6월 말, 양강도에서부터 시작된 설사병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어 북한측 무역대방이 설사병에 필요한 약품들을 급히 요구해와 보내주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양강도 보건당국이 설사병과 관련해 물을 끓여 마시고 식초를 많이 먹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며 설사병환자가 발생하면 인민반을 통해 제때에 통보하도록 방역사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고난의 행군’을 전후해 북한에서는 해마다 여름철이면 콜레라, 파라티브스, 장티브스, 성홍열과 같은 전염병들이 돌면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는데 최근에는 병원체가 확인되지 않은 전염병들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북한 보건당국이 예방대책을 강화하고 있다고 하지만 심각한 의약품 부족으로 환자 모두를 치료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라 그저 손발을 깨끗이 씻고 식초를 많이 마시라는 식으로 대책을 강구해왔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다른 소식통은 “시병원과 의대병원들에서 설사병환자들을 위한 입원실을 따로 마련해 치료를 하고 있다”며 “설사병 환자들을 위해 특별한 약은 없고 링거를 맞고 있는데 어른은 보통 이틀이면 다 낫지만 어린이들이나 노인들은 사망률이 높은 편”이라고 증언했습니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양강도 보건당국은 아직까지 이번 설사병과 관련해 이렇다 할 원인조차 규명하지 못해 피해가 급증하는 형편인데 최근에는 함경남도 지역에도 유사한 증세의 질병들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설사병 치료를 위해 혜산제약공장과 혜산의대병원에서 링거생산에 주력하고 있지만 돈 있는 주민들은 북한에서 생산한 의약품들을 신뢰하지 않고 있어, 장마당에서 중국산 링거와 아미노산, 뜨뽀찐, 레보미찐과 같은 설사약들이 불티나게 팔려나간다는 얘기입니다.
한편 함경북도 회령시에 거주하는 한 소식통은 “청진, 무산, 부령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 악성 여름감기가 퍼지고 있다”면서 “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전염되어 어른들에게까지 감염되면서 급속히 번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함경북도 당국은 이번 악성감기와 관련해 학교 학생들과 주민들에게 손 씻기와 소금양치질을 장려하고 있으며 특히 장마당 음식장사꾼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회령의 소식통은 “악성감기가 퍼지는 것과 관련해 인민반들마다 장마당에서 음식을 사먹지 말 것을 포치(전달)하고 있다”며 “보안원들과 시장관리원들이 떡장사나 두부밥, 국수장사를 비롯한 음식장사꾼들을 단속하고 있어 때대끼(하루벌이)로 사는 사람들은 당장 생계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번 악성감기와 관련, 해마다 여름철이면 각종 전염병들이 돌기 마련이라면서 “특별한 대책이 없어 날씨가 추워지는 가을에 전염병이 저절로 수그러들기를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해 전염병의 확산에 속수무책인 북한당국의 무능을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