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령시, 마약으로 인한 강력범죄 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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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모 김정숙의 고향으로 알려진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마약으로 인한 환각상태에서 저질러진 각종 강력범죄가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당국의 강력한 단속에도 불구하고 범죄가 끊이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일어나고 있는 범죄의 80% 이상이 마약과 연관된 것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마약 유통과정에서 온갖 협잡과 폭력이 난무하고 있는가하면 환각상태에 빠진 마약중독자들이 저지르는 범죄가 회령시 뿐 아니라 북한 전역에서 꼬리를 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친척방문을 위해 함경북도 회령시를 다녀 온 중국 조선족 최강림(가명)씨는 “지난 7월 중순 회령 경기장에서 있었던 공개처형을 직접 목격했다”면서 “총살된 사람은 시 량정사업소 노동자 김정철(33살)과 그의 동생 김경철(31살)”이라고 밝혔습니다.

시 량정사업소 노동자였던 김정철은 동생 김경철과 함께 지난 3월 26일 회령시 망향동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불법휴대전화로 중국에 있는 지인과 통화를 하다가 보위지도원에게 적발 되자 체포가 두려워 그를 살해한 혐의로 처형되었고 나머지 가족들은 모두 회령 22호 수용소에 감금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씨는 처형당한 김정철과 그의 동생 김경철이 마약을 복용한 상태에서 몹시 흥분해 살인을 저질렀다면서 회령시에서 일어나는 온갖 범죄의 80% 이상은 마약과 관련된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지난 7월 12일에도 회령시 오산덕동 책방 아파트에서 동네 가정주부들이 집단으로 모여 필로폰을 흡입하고 환각에 빠져 한 여성이 4층에서 뛰어내려 죽은 사건이 있었다며 남성들뿐 아니라 여성들까지 집단으로 모여서 얼음을 하는 현상들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에서 가정주부들까지 집단으로 마약을 복용하는 원인은 경제난으로 인한 극심한 생활고에다 필로폰이 흔하고 공동으로 구입할 경우 비교적 싼값으로 구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지난 7월 22일 저녁 8시경에도 회령시 동명동에서 29살짜리 여성이 잔인하게 살해됐는데 가해자는 마약을 한 상태에서 강간하려다 살인을 저질렀다고 그는 증언했습니다.

한편 회령시의 대학생 소식통 김모씨도 “7월 16일 회령시 원산리에서 18살 청년이 농장 밭에서 채소를 훔치다가 농장원에게 맞아 죽은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살인을 저지른 농장원 4명이 얼음(필로폰)을 하고 환각상태에서 마구 구타한 것으로 알려져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주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의 주장에 따르면 감옥에서도 돈만 있으면 마약을 할 수 있는데 7월 9일에는 노동단련대 반장이 마약을 복용하고 리광호라는 28살의 수용자를 무자비하게 구타해 사망케 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노동단련대에서 공공연히 마약이 성행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단련대 대열지도원이 해임 철직되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또 7월 22일에는 회령시 강안보안서 서장 리강진(50살, 소령급)이 얼음(필로폰)을 하고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다가 길가던 부녀자를 치어 죽이는 사건이 발생해 큰 물의가 일었다고 합니다.

회령의 소식통은 마약 중독자들에 의한 사고가 빈발하는 원인이 개인들이 함부로 제조한 마약성분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당국의 강력한 통제로 함흥제약에서 생산되는 필로폰의 유통이 금지되자 개인이 몰래 제조한 마약들이 성행하고 있는데 성분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 순도가 떨어져 살인과 자살과 같은 여러 가지 부작용들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