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의 핵실험 후 조성된 정치적 긴장 상태에도 북한과 유럽연합(EU) 간의 교역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2008년 북한과 유럽연합의 교역은 전년도보다 대 폭 늘었으며,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올 상반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증가 추세를 나타냈습니다.
이수경 기자가 전합니다.
유럽연합의 대 북한 무역 현황을 담은 통계에 따르면, 2008년 유럽연합과 북한 간의 교역은 2007년에 비해 40% 증가한 약 2억 700만 유로를 기록했습니다. 이 가운데 대북 반출은 전년 대비 40 % 증가한 약 9천 500만 유로, 반입은 41% 증가한 1억 1천만 유로로 각각 늘어났습니다.
유럽연합이 북한에 가장 많이 수출한 품목은 광물 에너지와 화학 제품, 그리고 기계와 운송에 필요한 장비와 부품 등이며, 주요 수입 품목으로 기계와 운송 부품이 꼽혔습니다.
이처럼 지난해 북한과 유럽연합의 무역 교류가 급격히 증가한 것은 이 기간 북한과 국제사회와의 특별한 갈등이 없었고, 오히려 북한의 핵 문제가 진전 기류를 보이는 등 대외 관계의 개선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앞서 유럽 기업들을 대상으로 대북 사업 설명회를 개최했던 네덜란드의 GPI 컨설턴시 사의 폴 치아 대표는 지난해 북한과 미국 간의 협상이 이뤄진 일을 비롯해 정치적 긴장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유럽 기업들이 대북 투자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미사일과 핵실험이 있었던 올 상반기에도 유럽연합과 북한과의 교역은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4% 증가한 7천 400만 유로를 나타냈습니다. 대북 반출은 4천 300만 유로, 대북 반입은 3천 100만 유로를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소폭 늘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유럽연합의 관계자는 북핵 문제에도 올 상반기 대북 교역이 변함없이 진행된 것은 시기상 유엔의 대북 제재가 회원국들의 대북 교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이전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유럽연합은 최근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응한 유엔의 1874호를 엄격히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에 앞으로 북한과의 교역이 어느 정도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2006년 북한의 1차 핵 실험으로 이듬해인 2007년 유럽연합이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에 본격적으로 동참하면서 그해 유럽연합의 대북 교역은 전년도에 비해 53 %나 크게 위축됐던 바 있습니다.
한편, 유럽연합 전체 27개 회원국 가운데 23개 국가가 올 상반기에 북한과 교역을 진행했으며, 그 가운데 독일과 스페인 네덜란드의 대북 교역이 전체 유럽연합의 대북 교역에 70%를 차지하는 주요 교역 국가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