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엿새 일정으로 평양 과기대 개교 관계로 평양을 방문하고 지난 3일 중국 선양을 통해 돌아온 남한의 김정식 씨는 외부인들을 감시 안내하는 북한 요원들의 바가지 씌우기 행태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전합니다.
이들은 자신과 같이 북한돕기에 나선 지원단체 관계자들을 하루에 100달러가 넘는 숙박료를 청구하는 숙박업소에 묵게하거나 북측 인사들과 함께하는 식사 한 끼에 100 달러가 넘는 비싼 식당으로 안내하는 경우가 많다고 김 씨는 설명합니다. 또 이 안내원들은 자기들이 필요한 담배나 물품들을 구입한 후 대금은 남한 인사들에게 지불하도록 강요하는 일이 비일비재 하다고 김 씨는 말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좋은 시설이 있는 가라오케(화면반주음악실)가 있다며 반 억지로 노래방으로 데려가 바가지를 씌우는 일도 흔히 있다는 것이 김 씨의 설명입니다. 그는 노래방 이용료가 사람숫자, 이용 시간에 따라 매겨지고, 술값도 상상할 수없이 비싸, 양주2병에 과일, 과자 한두 접시만 주문해 놓고 너댓명이 2시간만 있어도 무려 700달러가 훌쩍 넘는 계산서가 나온다고 혀를 찹니다.
신변 안전상의 이유로 가명을 사용하는 김정식 씨는 북한 돕기 운동을 10년째 하면서 1년에 여러 차례 북한을 방문해 왔는데 북한 안내원들의 이런 횡포는 개선되기는 커녕 날로 심해지고 있다면서, 엿새 동안 걸친 평양 방문에서 두 사람의 여비로 마련해간 10,000달러가 동이 나는 바람에 당초 계획했던 열흘 방북일정을 부득이 앞당겨 돌아 왔다고 말합니다.
미국에 본부를 둔 '샘 복지재단'의 관계자도 어렵게 예산을 마련해 북한 돕기 운동을 펼쳐 왔지만 평양을 방문할 때마다 안내원들의 고압적인 자세에 기분이 상하고, 북한 돕기사업을 하고 있는 데 대해 회의를 느껴 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라고 털어 놉니다. 이 관계자는 그런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 복지재단의 대북 지원금 모금에 지장을 초래할 것같아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 다고 말합니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중국의 대북소식통은 외국인에 대한 안내원들의 바가지 횡포는 '외화벌이 사업의 일환으로 계획된 것'이며 거기에 안내원들의 개인 비리가 혼합된 것이기 때문에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북한에서는 외국인들에 대한 바가지를 요령껏 많이 씌우는 안내원일수록 유능한 안내원으로 평가를 받는다고 설명합니다. 이 소식통은 또, 외국인 안내요원들은 당성과 집안 배경등을 종합적으로 엄격하게 심사 받아 선발되는데, 일단 선발된 뒤에는 별도의 급료는 지급되지 않는다 전합니다. 결국 안내원들이 먹고 살 방법은 외부인들을 대상으로 요령껏 뜯어 먹으라는 얘기며 그뿐만 아니라, 바가지를 씌워 얻은 것의 일부는 윗사람들에게 상납해야만 계속 안내원 자리를 유지 할 수가 있다고 말합니다.
북한에서 인기있는 외국인 안내원 자리는 주로 민경련 이나 민화협, 아태평화위원회 등의 기관에 있습니다. 안내원 직급은 비록 하급 관리에 불과하지만 이에 선발되기 위해서 거액의 뇌물도 상납하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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