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수위 높아져 댐 방류" 해명

북한의 갑작스런 황강댐 방류로 한국인 6명이 인명 피해를 입은 가운데 한국 정부가 7일 오전 북한에 유감을 표명하는 내용의 전통문을 보내자 북한 당국도 6시간 만에 통지문을 남측에 보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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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 수위가 높아져 어쩔 수 없이 방류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통지문에는 사과나 유감표명은 없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6일 새벽 아무런 통보 없이 임진강 상류의 황강댐을 방류하면서 갑자기 불어난 물로 한국인 6명이 인명피해를 입었습니다. 3명은 숨진 채 발견됐으며, 나머지 3명은 강물에 휩쓸려 실종돼 아직 시신을 찾지 못했습니다.

임진강 수위를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는 이날 새벽 2시부터 11시간 동안 "북한에서 4천 만 톤의 물이 방류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내용의 전통문을 7일 오전 북한에 보냈습니다. 통일부의 천해성 대변입니다.

천해성: 우리 국민 6명이 실종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였습니다. 아울러 이러한 사태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 설명해 줄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 당국은 7일 오후 통지문을 통해 “임진강 상류에 있는 댐의 수위가 높아져 지난 5일 밤부터 6일 새벽 사이에 긴급히 방류하게 됐다”고 해명했습니다.

또한 “임진강 하류에서의 피해방지를 위해 앞으로 북측에서 많은 물을 방류하게 되는 경우 남측에 사전 통보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처럼 북측이 전통문 접수하고, 당일 회신을 보낸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이런 해명에도 한국 정부는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며 수용할 수 없음을 내비쳤습니다. 인명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사과나 유감을 나타내는 표현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입니다.


김용현: 이번 상황은 기본적으로 우발성에서 비롯된 사안이지만, 인명 피해가 남으로써 상황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8일 전통문을 북측에 다시 보내 명확한 경위 설명과 사과를 촉구하기로 했습니다. 북한의 해명대로 라면, 이번 사태는 단순 사고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에선 의도된 행동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무런 예고 없이 댐의 물을 방류했다는 점에 의문을 달았습니다. 아무리 급한 상황이라도 임진강 하류에 있는 한국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을 북한이 모를 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임진강 상류에 수위가 갑자기 올라갈만한 큰 비가 최근 없었다는 점도 꼽았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26부터 이틀간 임진강 유역에 200mm 정도의 비가 온 것은 확인됐으나 그 이후에는 큰 비가 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