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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거름만을 전문적으로 팔고 사는 희한한 시장이 새로 생겨나고 있습니다. 당국이 거름생산 기간을 기존의 두 배로 늘려 주민들의 고통이 배가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500kg짜리 인분 한 달구지에 (북한 돈) 2만원, 짐꾼들의 손수레로 하나면 8천원,
요새 양강도 혜산시 춘동 사무소 주변과 연봉 장마당 주변에 가면 거름을 사고파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지난해 평성과 순천장마당에 부분적으로 생겨났던 인분 매대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독립적인 시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새해 첫 전투(거름생산)기간에 늙은이 몇 명 나와서 인분을 팔던 연봉 장마당이 이젠 거대한 거름 시장이 되었다”며 “거름(인분) 장사꾼들에게 밀린 다른 장사꾼들은 김정숙 사범대학 입구로 자리를 옮겼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양강도 무역 관리국과 혜산세관 간부들이 장마당 짐꾼들을 고용해 인분 500kg당 2만원씩을 주고 사들인 것을 발단으로 혜산시의 거름 가격이 정해졌고 거름시장이 확대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초기 연봉 장마당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던 인분시장은 시간이 갈수록 장사꾼들이 늘어 지금은 혜산시 춘동 사무소 입구와 검산리 강철공장 앞 공터에 이르기까지 농촌으로 통하는 길 입구면 어디에든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거름까지 돈을 주고 사고 팔면서 새해 첫 전투로 거름생산에 나선 주민들은 당혹감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이와 같은 소식은 함경북도 청진시 소식통을 통해서도 확인이 되었습니다.
청진시 소식통은 “지난해 여름 비료 값이 급증하면서 장마당 어구에 인분장사꾼들이 생겨났는데 올해는 거름생산 전투를 앞두고 인분장사꾼들이 셀 수 없이 늘었다”며 “농촌에서는 농장원들이 이미 논밭에 낸 거름들을 몰래 훔쳐다 도시 주민들에게 되팔아 먹는 현상까지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거름(인분)이 돈으로 거래되기 시작한 것은 북한 당국의 터무니없는 거름생산계획과 과도한 집행총화가 원인으로 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주장입니다.
북한은 새해 첫 전투로 모든 근로자들에게 매일 인분 50kg, 집짐승의 분토인 경우 150kg씩 바치도록 지시했습니다. 또 거름생산에 허위보고가 많다는 점을 감안해 올해부터는 농촌 검열대를 따로 조직해 거름생산 실적을 현지에서 감독 통제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가하면 과제를 수행하지 못한 기관장들에 대해서는 해임, 철직에 이르기까지 가혹한 처벌을 예고하고 있어 말단단위 간부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그들은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해마다 2월 15일까지이던 거름생산 기간을 올해에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4월 15일까지로 늘리고 눈이 녹기 시작하는 2월 20일부터는 모든 공장 기업소들과 인민반들에 가루 거름을 생산하도록 포치(지시)했습니다.
이에 대해 소식통들은 “먹는 것이 있어야 거름도 나올게 아니냐?”며 “거름이 없는데도 무조건 바치라고 강요하니 무슨 수로 해결할 수 있겠냐?”며 거름생산에 따른 고통을 호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