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투기 출격 하루 1,000회로 급증

북한 당국이 ‘키 리졸브’ 한미합동군사훈련 기간에 주민들에게 위기감을 조성하고 군 내부의 결속을 다지기 위한 목적으로 전투기를 하루에 최대 천 회까지 출격시켰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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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노재완 기자입니다.

지난 9일부터 시작돼 20일까지 진행된 남한의 '키 리졸브' 한미합동군사훈련. 이 기간 북한은 전투기 출격 횟수를 갑자기 증가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북한은 과거 특별한 훈련 기간에는 하루 최대 4~5백 회 정도 전투기를 출격시켰지만, 이번 키 리졸브 기간에는 최대 천 회 가까이 횟수를 늘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 내외신 기자단이 지난 24일 충남 서산 비행장에 안보 견학을 간 자리에서 공군 관계자가 발언한 내용입니다. 이 관계자는 "이번 북한의 공군 훈련에 대해 아주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하면서 "그러나 기종은 알 수 없지만, 훈련 도중 북한 전투기 1대가 추락했다"고 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북한 당국이 '키 리졸브'에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진행했지만 실제로는 내부 긴장 조성용으로 분석했습니다. 노훈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입니다.

노훈: 지금 가장 중요한 점은 내부 결속용으로 봐야 하고 대외적으로 보면 과시용, 긴장감을 조성한다는 취지로 의미를 볼 수가 있겠습니다.

북한 공군 대위 출신의 탈북자는 “북한의 주력 전투기인 미그 19와 21은 약 400여 대 실전 배치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70년대 구소련에서 들여온 아주 오래된 기종으로 실전에선 거의 전투력을 발휘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탈북자: 저희가 있을 때는 적들의 정찰에서 눈속임하기 위해 그렇게 비행기를 다 띄어 놓고 복잡하게 한다고 그랬고, 또 시위용으로 했던 적도 있습니다.

결국, 북한의 이번 전투기 출격은 실전 훈련을 대비하는 차원보다는 내부 결속을 통해 체제 유지에 이용했던 것으로 해석됩니다.

2008 한국 '국방백서’를 보면 북한 공군의 전투기는 840여 대로 2년 전보다 20여 대가 늘었습니다. 이 중 40% 정도가 평양~원산 이남 기지에 전진 배치돼 있습니다.

한편, 북한 최신의 전투기 미그 29는 평남 북창군 초평비행장과 순천시 평리비행장에 30대 정도가 분산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