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의 중부지방을 강타한 집중 폭우로 산사태가 나면서 여러 주민가옥들이 매몰되고, 철로가 두절 되는 등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수해복구 현장에 북한군 부대들이 대거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7월 중순부터 북한의 중부지방과 자강도 지방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복수의 대북 소식통들은 이번 폭우로 평안남도와 함경남도를 잇는 철로가 산사태에 밀려가고 일부 군수공장들이 물에 잠기는 등 비 피해가 컸다고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고원까지 갔다가 온 사람도 말하는 게, 동네도 몇 개가 떠내려가고 고원에서 모두 다 돌아서는데, 군대들 총동원되고 대학생들이고 뭐고 총동원되었다, 철길복구 때문에..."
북한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이 소식통은 "지난 20일 경 평안남도 양덕, 신양군과 함경남도 고원군, 함주군 지역에 며칠 새 350~400mm의 폭우가 쏟아졌다"면서 이로 인해 양덕-고원역을 잇는 철로가 산사태에 휩쓸려갔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23일 새벽, "평안북도와 자강도 지역에 전날 하루 최고 200mm 이상의 집중호우가 쏟아져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들을 구하기 위해 공군 비행기가 긴급 출동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평안남도 양덕군 지역에서는 양동이로 퍼붓는 듯한 비가 며칠째 내려 마을 여러 개가 홍수에 쓸려 내려가고, 산기슭에 있던 살림집들은 산사태에 매몰되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홍수로 양덕-고원 사이를 잇는 철길이 붕괴되면서 북한에서 동서해를 잇는 열차운행이 전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얼마 전 평양 쪽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철길이 막혀 다시 집으로 돌아온 함경북도 청진 지방의 한 주민은 "양덕-고원 사이에 있는 거차고개 철길노반이 산사태에 떠내려가 레일이 공중에 들린 곳도 있다"면서 "복구되는 시간이 상당히 오래갈 것 같아 여행을 포기하고 집으로 되돌아왔다"고 전했습니다.
철로가 끊어지자, 함경도 지방에서 평양 쪽으로 가던 사람들은 다시 되돌아오고, 평안도 지방의 사람들은 걸어서 양덕 고개를 넘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북한에서 동서를 잇는 유일한 철로가 끊어지면서 장사에 나섰던 주민들은 급기야 고원역 등에서 장사 짐을 염가에 처분해 그곳 물가가 북한에서 가장 싼 곳이 되었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현재 이 지역에 대한 수해복구는 북한군이 맡아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군 3군단을 비롯해 인근에 주둔하고 있는 부대들과 교도지도국을 비롯한 특수부대원들이 수해복구 현장에 투입되었다고 현지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이 부대들은 25일부터 동해상에서 진행되는 한미합동군사훈련에 대응해 비상경계 태세에 투입될 예정이었지만, 갑자기 들이닥친 폭우 때문에 수해복구에 동원되었다는 것입니다.
한편, 자강도 지방에도 비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강도 지방의 주민들과 수시로 연락하고 있는 탈북자 김씨는 "자강도 강계, 동신군 지방에 큰 비가 내려 일부 군수공장의 갱도가 물에 잠기고, 정전사태가 지속되고 있다"는 말을 현지 주민들로부터 들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김 씨에 따르면 지난 21일~23일 사이에 내린 폭우로 북한의 대표적 미사일 생산 공장인 강계시 '26호 공장(강계트랙터공장)'의 일부 갱도가 물에 잠기고, 전기 공급이 중단됐습니다.
현재 이 공장 노동자들은 이동식 펌프를 이용해 갱도안의 물을 퍼내고 침수된 변압기와 전동기 등 공장 설비들을 꺼내는 작업들을 벌이고 있다고 김 씨는 말했습니다.
한편 자강도 동신군의 한 산골짜기에 위치했던 어느 한 군수공장의 갱도는 이번 폭우로 완전 매몰되었다는 소문도 현지에서 나돌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현재 수해지역 주민 가옥에 대한 전력공급이 전면 중단되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전봇대가 넘어지고, 변압기 등이 벼락을 맞아 한동안 정전사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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