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홍수틈타 빈집털이...주민들 '분노'

0:00 / 0:00

MC:

인민군대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원망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북한인민군이 압록강 범람으로 피해를 입은 수재민들을 또 한번 울리고 있어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지난 주말 압록강 범람으로 큰 물난리를 겪은 신의주를 비롯한 압록강 주변지역 북한 주민들이 이번에는 인민의 군대라는 북한 군인들의 횡포로 또 다른 피해를 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압록강 범람이 임박해지자 상부의 지시를 받고 간단한 가재도구만 챙겨 급히 안전지대로 대피했던 주민들이 압록강 물이 빠지기 시작한 이번 주 초부터 집에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집에 와서 살펴보니 중요한 가재 도구들이 몽땅 없어졌다는 것입니다.

신의주 근처 평안북도 삭주군에 살고 있는 북한의 화교 왕씨는 “압록강 큰물 난리로 주민들이 급히 집을 비운 사이 군인들이 주민들의 집에서 키우던 돼지나 닭 등 가축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갔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신의주에 동생이 살고 있다는 북한출신 화교 진모씨도 “집을 비운 사이에 집에 있던 테레비젼과 녹화기 등 값이 나갈만한 물건들이 몽땅 없어졌다는 동생의 전화연락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진 씨는 “이는 틀림없이 군인들의 소행”이라고 언성을 높이며 “인민의 군대라고 하는 조선의 군대는 인민을 노략질하는 군대”라고 비난을 퍼 부었습니다.

이 같은 증언들은 북한의 언론 매체가 보도하는 내용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의 관영매체 조선중앙 통신은 지난 21일 “조선에서 큰물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구조”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북한군의 주민 구출작전을 소개했습니다.

통신은 그 기사 말미에 “피해지역 주민들과 구조전투에 동원된 조선인민군 장병들은 군대가 출동되어 인민의 생명재산을 보호해주는 조선의 사회주의 제도야 말로 가장 우월하고 고마운 품이며 이 인민의 락원을 마련해 주신 경애하는 장군님은 이 세상 가장 위대한 어버이시라고 격정을 터치였다”고 매듭지었습니다.

이 같은 주민들의 증언과 북한 언론들의 상반된 내용에 대해 북한 사정에 밝은 중국인 들은 “조선의 언론기관이 노동당과 조선정권의 선전매체에 불과하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 아니냐”며 “이번 수해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상상하기 조차 어려운 지경에 내몰려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