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최근 평안북도 신의주 일대를 휩쓴 홍수피해를 가시기 위해 북한이 시민들과 대학생들을 복구 작업에 동원시켰지만 장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홍수에 씻긴 농작물도 거둘 수 없어 주민들의 실망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전합니다.
지난 21일 국지성 폭우로 홍수 피해를 당한 신의주와 의주군이 주민들을 수해복구 현장에 동원시켰다고 북한 내부 사정에 밝은 중국 단동의 한 소식통이 2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신의주 지역 주민들과 연락하고 있는 이 소식통은 “평안북도 도당에서 ‘평북도 자체의 힘으로 수해복구를 하겠다’고 궐기했다”면서, “신의주와 의주군 공장, 기업소와 대학들이 동원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상단리와 하단리에는 신의주 방직공장과 화학섬유공장 노동자들, 인민반 주민들이 동원되어 단위별로 구간을 맡아 감탕을 쳐내고, 무너진 제방을 쌓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식량과 기계장비 부족으로 복구 작업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작업에 동원된 주민들은 ‘긴급 구제미’로 도에서 제공한 적은 량의 현미와 옥수수밥을 먹으면서 맞들이와 배낭으로 흙을 날라 제방을 보수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작업현장에는 불도저가 1~2대가 가동되고 있지만, 돈을 줘야 이용할 수 있고 그나마 기름 부족으로 가동이 원활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공사 지휘부에서는 디젤유 한 드럼통(180kg)을 가져오는 사람에게 공사를 면제시켜 준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고 기름을 구하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기름을 내지 못하는 주민들은 맞들이와 삽 등 원시적인 도구를 이용해 순수 인력으로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한편, 수해피해 상황이 드러나면서 주민들 속에서는 내년도 식량걱정과 생활난 때문에 시름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 주민들과 연락하고 있는 신의주 출신 탈북자 김성진(가명)씨는 “새벽에 갑자기 압록강물이 불어나면서 잠을 자던 주민들이 텔레비전이나, 자전거 등 가장집물을 하나도 건지지 못하고 맨몸으로 나왔다”면서 “물이 찌기 시작하면서 피해상황이 드러나자 기가 막혀 말을 하지 못한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습니다.
이번 홍수는 중국 요녕성 봉성(凤城)시와 관전현 지방에 장대같은 비가 단시간에 내리면서 불어난 물이 압록강 하류로 흘러들고, 당시 서해바다가 만조상태가 되어 빠지지 못한 물이 신의주 일대를 잠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벼이삭들이 한창 여물던 시기에 물에 잠기고, 강냉이 이삭이 채 여물지 않은 상태에서 감탕에 묻히면서 열매를 맺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어떤 농가에서는 채 여물지 않은 강냉이 이삭들을 뜯어 술을 만들어 담근다, 말리 운다 하지만,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김 씨는 “신의주 주민들이 외부지원에 기대를 걸지만, 중국 화교들이 ‘중국 동북 지방에도 큰 비가 내려 농사가 망해 먹을 것이 모자란다’면서 ‘내년에 조선에 수출할 식량도 없을 것’이라고 말하자 걱정이 태산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주민들 속에서는 “올해는 유별나게 나라일이 안 된다, 안 된다 하더니 이젠 농사까지 망해 나라가 아주 망해버릴 작정"이라면서 크게 실망하는 분위기라고 김 씨는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