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식량사정 호전으로 쌀값 큰 폭 하락

최근 북한에서 식량 가격이 올해 들어 최대 폭으로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함께 전력과 땔감 부족은 여전히 심각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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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11월 말 들어 북한의 식량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26일 현재 평안북도 지방의 쌀 가격은 1.5kg, 즉 한 되에 2,800원, 옥수수 가격은 kg당 850원을 웃돌아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중국에 나온 북한 화교상인들이 26일 자유아시아 방송에 밝혔습니다.

이 같이 하락한 쌀 가격은 한 되에 3,500원을 하던 지난 10월 중순에 비해 무려 700원이나 하락한 것으로, 올해 들어 최대 하락폭입니다.

돼지고기 가격도 쌀 가격에 연동되어 1kg당 5,500원으로 하락했다고 이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양강도 혜산시에서도 6개월분 감자를 노동자들에게 배급하고, 함경북도 회령과 기타 지역에서도 직장 출근자에 한에 1개월분 식량배급을 주는 등 북한의 식량 상황이 가을철 들어 호전되고 있다고 한국 언론은 전하고 있습니다.

협동농장 사정에 밝은 다른 대북소식통들도 군량미 비축을 담당한 북한 노동당 2호 관리부 일꾼들이 10월부터 각지 협동농장에 파견되어 2호미(군량미 비축)를 걷어 들이기 시작했지만, 군량미를 뺀 나머지 곡물을 농민들에게 분배하도록 허용해 지난해에 비해 식량 사정이 호전되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쌀값 하락과 식량상황이 이처럼 호조(好調)를 보이는 것은 북한의 전체 곡물수확량 통계가 어느 정도 잡혀 내수를 안정시킬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는 점과 핵 폐기를 전제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지원될 식량여분도 남아 있는 점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29일 북한 농업성 리일섭 대외협력국장도 중국 신화사 통신과 한 회견에서 올해 곡물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17% 증가한 468만 톤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북한 인구가 하루 섭취하는 식량이 1만 톤이라는 통례적인 수치를 감안하더라도 북한 당국이 발표한 곡물 량은 내년도 대기근을 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처럼 식량 문제가 좋아지면서 남한에 기대지 않아도 된다는 계산 하에 북한지도부가 개성관광 중단을 비롯한 대남 압박에 한층 여유를 부리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대신 북한이 심각한 전력 부족과 난방 문제로 고생할 것이라고 북한 화교상인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올해 특별히 비가 적게 내리면서 저수지 물이 부족해 수력발전기 가동률이 30%에도 못 미친다고 이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주민들 속에서는 벌써부터 "겨울에 전깃불을 볼 생각을 말라"는 소문이 돌면서 등잔용 석유와 자가 발전기 등을 구입하는 세대들이 늘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땔감 부족현상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석탄 t당 8만원을 기록하면서 취사용 석탄도 마련하지 못한 주민들이 대다수라고 이 화교 상인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력과 땔감 부족으로 느끼는 고생은 배고픈 고통에 비하면 "한참 행복한 고생"이라고 주민들이 말하고 있다고 이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