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이 다음달 7일 뉴욕을 방문해 미북 현안에 관한 강연도 하고 미국 국무부를 비롯한 정부 인사들도 만날 계획이라고 외교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뉴욕에 소재한 비정부 기구인 코리아 소사이어티(Korea Society)와 함께 북한 대표단을 공동으로 초청한 것으로 알려진 전미외교정책위원회(NCAFP)의 한 관계자는 "북측 대표단과 미측 인사들과의 회동이 끝난 뒤 간략한 기자 회견이나 언론 발표문이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는 아직 밝힐 단계가 아니다"라고 2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특히 리근 국장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은 시기적으로 다음달 4일 미국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뒤 사흘 만에 미국을 방문하기 때문에 차기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을 탐색하기 위한 '실사 방문'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도널드 그레그 코리아 소사이어티 명예회장은 북한 대표단의 방미는 미국 대선 뒤 차기 미국 행정부 사람들을 관찰할 수 있는 "아주 흥미롭고도 귀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Don Gregg:
Well, I think it's very positive. I think the State Dept has been very interested in this, and they're going to be talking to them. And then there is an opportunity for Track II people ... (아주 긍정적인 방문이라고 본다. 국무부도 이번 방문에 큰 관심을 가져왔기 때문에 북한 대표단과 대화를 가질 것으로 본다. 그런 다음엔 민간 인사들이 북측 대표단과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레그 전 대사는 이어 “국무부 측이 북측 대표단과 양국 현안과 관련해 구체적인 대화를 가질 것으로 본다”면서 “북측 대표단의 이번 방문을 ‘실사 방문’(fact-finding visit)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27일 리근 국장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의 미국 방문 사실을 거듭 확인하면서도, 뉴욕에서 있을 미북 양측 모임에 대한 국무부 관리의 참가 여부와 관련해 “현재로선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국무부에선 성 김 국무부 북핵담당 대사가 리근 국장을 상대해온 전례에 비춰볼 때 이번에도 성 김 특사가 나설 것이란 관측이 워싱턴 외교가에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성 김 특사는 가장 최근인 지난 7월 하순 중국 베이징에서 리근 국장을 만나 북핵 검증문제를 논의한 데 이어 8월 중순 재회동을 추진했지만 무산된 바 있습니다.
리근 국장의 미국 방문 소식에 밝은 뉴욕의 한 외교 소식통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리근 국장에 대한 초청장은 이미 오래전에 나간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간 미국과 북한의 핵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성사되지 못했다”고 밝히고 “그러나 최근 핵협상이 잘 풀리면서 지금은 국무부 최고위선에서 리근 국장의 미국 방문이 성사되길 바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혀서 리근 국장의 미국 방문에 국무부의 ‘의중’이 담겨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리근 국장과도 여러 번 만난 적이 있는 뉴욕의 외교 소식통은 “북한 정부의 메시지를 제대로 듣고 싶으면 리근 국장이나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얘기를 들어보면 된다는 말이 나올 만큼 이들은 북한 정부의 입장을 잘 대변한다”고 말하고 “북한 대표단이 이번에 오게 되면 차기 미국 행정부 사람들이 북한에 대해 무슨 말을 할지 탐색하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리근 국장은 지난 2006년 7월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미국 국무부가 입국비자를 내주지 않아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