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자유주간] “탈북 여성 매매 단속을”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는 2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더 나은 삶을 위해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 간 북한 여성들을 인신매매하는 행위를 즉시 단속하고 처벌하라고 중국에 촉구했습니다.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는 29일 워싱턴의 내셔널프레스센터에서 북한자유주간 행사의 하나로 인권 보고서를 발표하고 탈북 여성의 증언을 들었다. 무산광산 선전대의 여배우였던 방미선 씨가 기자회견 중 강제수용소에서 맞아 생긴 허벅지 상처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는 29일 워싱턴의 내셔널프레스센터에서 북한자유주간 행사의 하나로 인권 보고서를 발표하고 탈북 여성의 증언을 들었다. 무산광산 선전대의 여배우였던 방미선 씨가 기자회견 중 강제수용소에서 맞아 생긴 허벅지 상처를 보여주고 있다. (RFA PHOTO/정영)

관련 소식 장명화 기자와 함께 살펴봅니다.

중국에 가자마자 인신매매단에 팔려 처음에는 중국인 장애인과 강제로 결혼하고 나중에는 14살 연하의 남자와 결혼까지 해야만 했다고 울먹였습니다. 하지만, 결국 신분이 탄로나 중국 당국에 붙잡혔고 강제로 북한에 송환돼 짐승보다도 못한 생활을 해야 했다고 합니다. 특히 방 씨는 북한으로 다시 끌려가 강제 수용소에서 너무 매를 많이 맞아 지금은 제대로 걷지 못한다면서, 치마를 걷어 올려 당시 맞은 허벅지에 움푹 팬 상처를 직접 보여주기도 했습니다.<br/>


문:

‘북한인권위원회’가 29일 워싱턴의 내셔널프레스센터에서 북한자유주간 행사의 하나로 인권 보고서를 발표했지요? 보고서 내용, 간단히 소개해주시죠.

답:

네. 이번 보고서는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중국 내 탈북여성 71명과 직접 면담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중국 조선족이 많이 거주하는 중국의 지린성과 헤이룽장성에 사는 탈북 여성들이 심층 면담에 응했습니다. 이들은 하나같이 배고픔과 억압을 피해 중국으로 건너갔다가 중국 조선족이나 한족에게 팔려갔습니다. 강제로 결혼한 셈이죠. 특히 중국의 동북 3성 지역에 많이 팔려갔습니다. 이 지역에는 결혼 적령기에 있는 여자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합니다. 아시다시피, 중국은 경제 성장으로 농촌 여성들이 대거 도시나 공업 지역의 노동 인력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그 결과, 소위 ‘농촌 총각’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중국 여성보다 값싸게 취득하고 아무런 법적 장애도 없는 탈북 여성들이야말로 이들에게 매력적인 목표가 되는 겁니다. 하지만, 탈북 여성들은 체포와 강제 송환의 공포 때문에 고통의 삶을 살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히고 있습니다.


문:

북한자유주간을 맞아 상당수의 탈북자가 워싱턴을 방문하고 있는데요, 혹시 이 보고서 발표회에 탈북자도 참석했습니까?


답:

네. 무산광산 선전대의 여배우 출신인 방미선 씨와 김영애 씨 등 두 명의 탈북 여성이 참석했습니다. 방 씨와 김 씨 모두 인신매매 피해자입니다. 먼저 증언에 나선 방 씨는 남편이 지난 2002년에 굶어 죽고 나서 아들과 딸에게 밥이라도 배불리 먹여주겠다는 일념으로 탈북을 시도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생활은 비참한 삶 그 자체였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방 씨는 중국에 가면 밥도 많이 먹을 수 있고 북한보다 훨씬 나은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들어서 중국으로 갔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에 가자마자 인신매매단에 팔려 처음에는 중국인 장애인과 강제로 결혼하고 나중에는 14살 연하의 남자와 결혼까지 해야만 했다고 울먹였습니다. 하지만, 결국 신분이 탄로나 중국 당국에 붙잡혔고 강제로 북한에 송환돼 짐승보다도 못한 생활을 해야 했다고 합니다. 특히 방 씨는 북한으로 다시 끌려가 강제 수용소에서 너무 매를 많이 맞아 지금은 제대로 걷지 못한다면서, 치마를 걷어 올려 당시 맞은 허벅지에 움푹 팬 상처를 직접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문:

듣기만 해도 참담하네요. 이렇게 공개적인 장소에 나와 자신들이 직면했던 끔찍하고 극적인 경험을 공개하기는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을 텐데요.

답:

네. 그렇습니다. 방 씨에 이어 증언에 나선 김영애 씨는 탈북한 뒤, 중국에서 겪은 인신매매의 고통은 죽을 때까지 누구에게도 털어놓고 싶지 않은 이야기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렇지만 김 씨는 국제사회의 관심이 이런 비극을 막을 수 있다는 생각에 증언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도 방 씨처럼 남편이 죽고 나서 어린 아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중국으로 건너갔습니다. 하지만 결국 인신매매단에 의해 중국인 장애인들에게 팔려 다니면서,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으며 살아야만 했습니다. 특히 김 씨는 당시 중국에서 낳은 아이가 한 명 있지만, 여건이 안 돼 데려오지 못하고 있다며 울먹여, 참석자들 가운데 일부는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습니다.

문:

북한인권위원회는 탈북 여성의 인신매매와 관련한 권고 사항을 보고서 끝에 소개해 놓았는데요, 어떤 내용입니까?

답:

보고서는 우선 북한 정부에 경제 개혁과 농업 개혁을 시행해, 자국민을 먹여 살릴 능력을 키우라고 권고했습니다. 또 북한 주민이 처벌을 받지 않고 국경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중국 정부에는 탈북자의 강제 북송을 중단하고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 (UNHCR)의 접근을 허용하며, 중국인의 배우자가 된 탈북 여성에게 임시 혹은 영주 거주권을 허용하라고 권고했습니다. 남한 정부에는 중국과 국경을 접한 북한 지역, 특히 함경북도에 경제적, 사회적 개발 지원을 제공하라고 권고했습니다.


MC:

네. 장명화 기자와 함께 북한인권위원회의 보고서 내용을 중심으로 중국 내 탈북여성의 인신매매 현황을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