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봉사단체 ‘북한에 집 지어주기’ 지연

북한에 올 3월부터 약 2천 채의 집을 지어주려던 미국 봉사단체의 계획이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나빠지면서 연기되고 있다고 관계자가 밝혔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민간인이 북한에 가서 땀을 흘리면서 주민들이 거주할 집을 함께 짓고 건축과 관련한 북한인을 미국으로 초청해 연수의 기회를 주려는 계획을 실행하면 미국과 북한 사이 불신의 벽이 조금씩 허물어질 수 있다고 기대한다. <br/>

미국의 봉사단체가 올 3월부터 북한에 약 2천 채의 집을 지어주기로 했지만 봉사 인력이 북한에 들어가기 직전에 북한이 태도를 바꿔서 계획이 지연됐다고 관계자가 13일 자유아시아방송 (RFA)에 밝혔습니다.

평화봉사단으로 1960년대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쳤던 리처드 멕인타이어 씨는 한국에서 활동했던 평화봉사단원의 모임을 통해 가난한 사람에게 집을 지어주는 ‘해비타트’ 형식으로 북한을 지원하자는 계획을 세우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MacIntyre: 2001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이끌었던 한국의 해비타트에 참여한 평화봉사단 출신이 북한으로 봉사 영역을 확대하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조지 부시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북한에 봉사하려던 계획은 무산됐습니다. 평화봉사단 출신 중 집짓기 봉사단체를 설립한 사람이 있어서 북한을 지원하는 계획을 다시 추진하게 됐습니다.

미국 조지아 대학의 박한식 교수의 주선으로 지난해 7월 북한을 방문한 이들은 아시아-태평양 평화위원회의 안내로 평양에서 자동차로 약 30분 거리의 후보지 세 곳을 돌아본 뒤 선택한 부지에 올 3월부터 미국인 자원봉사자가 북한에 들어가서 집을 짓기로 북한 당국과 합의했습니다.

평양설계원이 전통 양식으로 집을 설계하고 12명에서 20명의 미국인 자원봉사자가 3월부터 20일 동안 집을 지은 뒤 다음 봉사자들과 교대해서 10월까지 약 2천 채를 완성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북한의 건축 관계자를 미국에 초청해서 건축 현장에서 실습할 기회를 제공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들은 북한과 합의를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와서 북한에서 집을 지을 봉사원을 선발하고 자재를 준비했지만 북측이 “집을 짓기 위한 사전 준비가 미흡하다”고 계획의 연기를 통보했고 지금까지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멕인타이어 씨는 덧붙였습니다.

MacIntyre: 미국의 민간인이 북한에 가서 땀을 흘리면서 주민들이 거주할 집을 함께 짓고 건축과 관련한 북한인을 미국으로 초청해 연수의 기회를 주려는 계획을 실행하면 미국과 북한 사이 불신의 벽이 조금씩 허물어질 수 있다고 기대한다.

멕인타이어 씨는 봉사 단체의 이름과 다른 대표들의 신원을 보도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면서 북한에 집을 지어주려던2001년의 시도가 미북관계의 악화로 무산된 바 있다며 이번 계획도 이런 전철을 다시 밟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