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신의주 고속도로 건설 무산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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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 지난 7월 7일, 한국 정부는 경부고속도로 개통 40주년 기념행사를 가졌는데요. 한국 경제성장의 초석으로 불리는 경부고속도로 개통 40주년을 맞는 이 시각, 북한에서는 평양-신의주간 고속도로 건설이 무산될 것으로 보입니다.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당국이 지난해 말부터 야심차게 준비해 온 평양-신의주간 고속도로 건설 사업이 투자유치에 실패하면서 폐기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평양-신의주 고속도로 건설은 평양시 10만세대 살림집 건설사업과 더불어 '선군시대 대 기념비 건설'로 지정된 역점사업으로, 김정일 후계자로 지목된 김정은이 직접 담당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980년대 '삼지연대기념비'와 '5월1일경기장' 건설을 비롯한 '노동당시대 대 기념비건설'을 주도하며 몸값을 띄웠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철을 밟아 김정은이 후계자로서의 업적을 쌓아보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2008년 7월 금강산관광객 피살사건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북한내부 불안을 이유로 외국기업들 마저 투자를 꺼리면서 자금줄이 단절되었다는 것입니다.

8일, 자유아시아 방송과 전화로 연결된 신의주의 한 소식통은 "지난 5월초에 도급 기관장회의에서 평양-신의주 고속도로 건설을 위한 돌격대를 모집한다고 선포했는데 지금까지 후속조치가 없어 조용하다"면서 도인민위원회 건물에 조직되었던 평양-신의주 고속도로 건설상무도 다 해체되고 책임자로 있던 도로건설사업소 지배인도 본직에 돌아갔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이 말하는 평양-신의주 고속도로는 지난 1996년에 개통된 평양-희천사이 고속도로 중간 지점에 위치한 평안남도 안주시와 신의주시를 연결하는 약 180km에 달하는 도로건설 사업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당국은 1차적으로 신의주-안주사이 고속도로를 건설해 평양-안주-신의주 라인을 완성하고 계속하여 평양-희천사이 고속도로를 강계, 만포시까지 연결한다는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2000년부터 원산-함흥-청진-라진을 잇는 고속도로 건설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언급했다고 합니다.

한편 무역사업차 중국 단동에 나와있는 평안북도 무역관리국의 한 간부도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신의주-평양 고속도로는 '6.18돌격대'와 현지 건설돌격대를 동원해 올해 6월에 착공하여 2012년 4월까지 완공할 계획이었다"며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직접 공사를 책임졌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목적도 평양-신의주 고속도로 건설과 라진-청진사이 고속도로를 비롯해 북한의 도로들을 고속도로로 바꾸는데 필요한 원조를 얻으려는데 있었다면서 "이에 대해 중국측이 라진, 선봉시를 100년 기한으로 임대해 줄 것을 요구하면서 양측의 회담이 결렬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평양-신의주 고속도로 건설이 완전히 폐기된 것으로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그는 "애초에 공사가 시작된 것도 아니고 또 아직까지 공사를 폐기한다는 지시도 없는 상태"라고 말해 북한 당국이 여전히 고속도로 건설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음을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평양-신의주 고속도로 건설과 관련해 김정일이 지난해 11월 김일성의 서거 후에 자신이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사업이 전국을 고속도로화 하는 것이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며 자신의 꿈을 김정은 청년대장이 이루어 줄 것이라는 기대를 표현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김정일의 의도를 실천한다며 김정은이 '평양-신의주 고속도로 건설을 몸소 발기하고 지휘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자금난에 시달리는 북한은 고속도로 외에 2012년을 목표로 지난해 착공식까지 가졌던 혜산-삼지연사이 백두산 관광철도공사도 도중에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