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권력자들도 체제에 불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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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인권 개선과 민주주의 증진을 위한 '2010년 북한인권국제회의'가 21일(현지시간)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서 진행됐습니다.

정영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미국 내 북한인권 관계자들과 한국의 북한 전문가, 인권운동가들은 최근 북한의 정치변화에 따른 주민들의 인권개선에 대한 여러 가지 다양한 의견을 토론했습니다.

로버트 킹 미국무부 북한인권 특사는 "북한의 변화된 정치 상황에서도 인권을 중시하고 개선시키려는 미국 정부의 노력에는 변함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발표자와 토론자들은 김정은의 나이와 경험, 과거와 달라진 북한 권력층들의 의식변화 등이 결국 북한의 후계체제를 실패하는 결과로 이끌어 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김영환 북한민주화 네트워크 연구위원의 말입니다.

"국영무역회사 간부나 외교관들을 만나든가 하면 과거보다 자신의 체제에 대한 신념도 없고, 주체사상에 대한 충성심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90년대만 해도 북한 권력자들이 체제에 대해 상당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체제의 불안정성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 것은 김정은의 권력승계에 심각한 취약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때문에 김정은 체제가 향후 김정일 위원장이 생존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5~10년 내에 안정적으로 권력을 승계할지 전망하기 어렵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토론자들도 김정은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화폐개혁 실패가 그의 권력승계에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스캇 스나이더 아시아 재단 상임연구위원은 "북한의 정치 안보적 관점에서 보면 화폐 개혁 실패 등 경제시스템 불안정이 크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며 "김정은의 권력승계는 궁극적으로 체제변화를 이끌 수 있는 정치적인 통치력 약화를 보여주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회의에서는 북한 주민들의 민주주의 의식과 인권 신장을 위해 외부 정보의 유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이광백 자유조선방송 대표는 북한 주민들 속에서 나타난 변화는 과거 1990년대보다 라디오를 듣는 북한 주민들의 층이 두터워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변화의 첫 출발점은 북한 주민들의 생각과 의식이 바뀌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라디오를 더 많이 듣고 외국 문화를 북한 주민들이 일상생활에 향유하는 것이 결국 북한 인민들의 의식을 바꿀 것이고…"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는 북한 주민들이 외부정보를 받아들이는 방법도 더욱 지능화 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북한 주민들이 당국의 단속을 피해서 MP3로 넘어갔다가 그것도 단속하니까, 지금은 MP4로 넘어갔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전자제품입니다."

또한 간부들 속에서는 한국 드라마나 외국 영화를 마음대로 볼 수 있는 미국, 일본제 노트북을 하나 가지는 것이 큰 부의 상징으로 되고 있다고 강 대표는 말했습니다.

또한 장마당을 중심으로 한 북한 주민들의 정보유통, 시장을 통한 생활난 극복과정은 궁극적으로 민주주의를 이해하는 주민들에게 있어 좋은 환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토론도 제기됐습니다.

이번 북한인권 국제회의는 국내와 해외의 북한인권 NGO, 연구소, 정부 관계자 간의 북한인권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적 네트워킹을 형성하기 위한 차원에서 개최되었습니다.

한기홍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입니다.

"미국의 워싱턴이 단지 미국의 수도 뿐 아니라 전 세계로 통하는 정보의 허브라고 할 수 있고 이곳에서 국제인권회의를 하면 파급력이 전 세계에 퍼질 수 있다고 봤고, 특히 올해는 북한의 권력세습 과정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변화 같은 것을 한국뿐 아니라 세계 전문가들과 좀 더 심도 있게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서 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북한 주민들이 외부 세계에서 북한 인권과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번 회의를 계기로 북한 인권문제가 국제적 이슈로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