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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부시 전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 국장을 지낸 빅터 차(Victor Cha) 박사는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할 의사가 없으며 핵을 보유한 채 인도와 같은 방식으로 미국과 핵 관련 협상을 타결하길 원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빅터 차 박사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발간하는 국제문제 전문지인 ‘워싱턴 쿼터리(The Washington Quarterly)' 최신호 기고문에서 북한은 핵을 완전히 포기할 의사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4월과 5월, 그리고 7월에 연이은 북한의 단거리, 장거리 미사일 발사시험과 제2차 핵실험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없다는 방증이며 북한의 핵개발이 대미 협상용이라는 일각의 주장이 더는 설득력이 있을 수 없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차 박사는 북한이 완전히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은 채 미국과 협상 타결을 원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면서 북한 측은 과거 6자회담에서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에게 북한을 인도나 파키스탄 같은 핵보유국으로 인정해 달라고 대놓고 요구했다고 말했습니다.
차 박사는 북한이 6자회담을 미북 양자 간 핵 군축 협상으로 전환하길 원할 수 있다면서 그 협상을 통해 북한이 원하는 것은 미국의 핵무기 군축이 아니라 미국이 북한을 핵을 보유한 인도처럼 대우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차 박사는 북한이 원하는 것은 국제원자력기구의 안전조치(safeguard)와 감시에 복귀하는 조건으로 민간용 핵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얻고, 거기에 더해 인도와 마찬가지로 국제 감시체제에서 벗어난 핵무기 프로그램도 보유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차 박사는 미국이 인도의 22개 원자로 가운데 8개의 원자로를 국제 감시체제에서 벗어나도록 허용한 점을 지적하면서 북한도 이런 상황을 원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차 박사는 북한은 인도 방식과 같은 핵 협상 타결을 원할 뿐 아니라 미국으로부터 김정일 정권에 대한 특별한 형태의 안전보장(special type of regime security assurance)을 받길 원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다시 말해 미국이 북한을 핵무기로 공격하지 않겠다는 안전보장이 아니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그의 아들로 이어지는 세습 정권이 북한의 부분적인 핵 포기와 점진적인 개혁, 개방 속에서도 계속 집권할 수 있도록 보장해달라는 것입니다.
차 박사는 북한의 집권층에는 이 같은 김정일 정권에 대한 안전보장이 더욱 절실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