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최근 북한 전역에 광섬유케이블로 연결된 제3세대 이동통신망이 구축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가운데 북한 정보통신의 수준이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북한 정보통신의 수준과 현황을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일본 교도통신은 지난 3일 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을 인용해 “북한 전역에 제3세대 이동통신망이 구축됐다”고 보도했습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민주조선은 정보통신(IT) 분야의 현대화를 다루는 기사에서 “이동통신망 구축으로 위성통신 설비의 디지털화도 실현됐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북한 내부용 이동통신망은 에짚트 통신업체인 오라스콤과 합작해 추진되고 있습니다.
총 4억 달러를 투자한 오라스콤은, 평양 등 대도시에서 최근까지 30만 명의 가입자를 모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라스콤 나기브 사위리스 회장입니다.
나기브 사위리스: 북한의 2,200만 명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건설하는 게 목표입니다.
북한이 정보통신 산업에 관심을 갖게 된 시기는 대략 90년대 중반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북한은 하드웨어 분야 보다는 주로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했습니다.
우선 돈이 하드웨어 보다 적게 들고 단기간 내 발전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북한의 소프트웨어는 2000년 이후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됩니다.
북한은 이를 바탕으로 컴퓨터 정보를 빼내고 교란하는 해킹 능력도 발전시켰습니다.
북한의 해킹 능력은 미국 중앙정보국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어 미국과 한국의 군사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얼마 전 한국의 주요 정부기관에서 발생했던 컴퓨터 디도스 공격과 경기 서북부 지역에서 위성 위치정보시스템(GPS) 교란전파를 발사한 것도 북한 측의 소행일거로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말입니다.
김관진:
4일부터 북한은 경기 서북부 지역에서 GPS 교란을 일으키는 신호를 발사했습니다. 다행히 우리 군 전자 장비는 큰 영향 받지 않았지만 언제라도 큰 피해 받을 수 있다는 점 알고 대비태세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으로 판단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또 오래전부터 외화벌이를 목적으로 컴퓨터 오락, 언어인식, 만화영화 등의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주력해 왔습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컴퓨터 운영체계 ‘붉은별’을 자체 개발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공산대학 교수를 지낸 탈북자 김흥광 씨입니다.
김흥광:
앞으로 인터넷 국제 개방을 실현하기 위해선 밖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차단하고 내부의 중요한 기밀이 밖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아야 하는데요. 운영체계 MS 윈도우에서는 이게 어렵다는 거죠.
북한의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개발 기관은 조선컴퓨터센터와 평양정보센터입니다.
북한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핵물리학 전문가만큼이나 대우가 좋아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관련 인력만 3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