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재일동포 위문금, 조총련 회유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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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김정일 위원장 명의로 지진과 쓰나미 즉 해일 피해를 입은 재일동포에게 50만 달러를, 일본 적십자사에 10만 달러를 전달했다고 조선 중앙통신이 24일 전했습니다. 일본 전문가들은 3대 세습에 부정적인 조총련 조직을 회유하고 일본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환경 조성이 그 목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도쿄에서 채명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24일 재일동포들에 보냈다는 위문금 50만 달러는 1995년1월에 일어난 한신 아와지 대지진 때 북한이 보낸 100만 달러의 꼭 절반입니다.

이에 대해 코리아 국제 연구소의 박두진 소장은 “위문금을 절반으로 깍은 것은 북한의 경제난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한신 아와지 대지진 때는 재일동포 희생자가 500여명에 달했으나, 이번에는 인명 피해가 그리 크지 않아 금액을 절반으로 줄였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재일동포 희생자는 모두 3명입니다. 2명은 한국 국적이고, 1명은 조선 즉 북한 국적으로 등록된 동포입니다.

박두진 소장은 “북한이 보냈다는 50만 달러는 명색만 그렇지 조총련 중앙본부가 자체적으로 염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면서 “북한이 매년 보내는 학교 장학금도 실은 조총련이 자체적으로 조달한 자금”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조총련은 아직 김정은 후계체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기관지 ‘조선신보’도 김정은에 대한 선전 기사를 일체 게재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조총련에 가입해 있는 동포들이 3대 세습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두진 소장은 “북한이 3대 세습 체제에 대해 부정적인 조총련 계 동포사회를 어우를 기회를 엿보다가 대지진이 일어나자 때는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하면서 “북한이 보냈다는 50만 달러는 일본 돈으로 환산하면 4천만 엔 정도인데, 그런 사소한 돈으로 김정은이 조총련계 동포들의 환심을 살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조총련 중앙본부에도 실은 거대한 지진과 쓰나미가 밀어닥치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의 정리회수기구는 조총련 조직과 조총련 중앙본부의 명의인 ‘합자회사 조선중앙관리회’가 일심동체라는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습니다. 이에 따라 정리회수기구는 작년 12월21일 조총련 중앙본부 건물과 토지에 대한 가 차압에 들어갔습니다.

박두진 소장은 “일본의 대법원에 해당하는 최고 재판소의 판결이 확정되는 대로 정리회수기구가 대지 752평, 지상 10층 짜리 조총련 중앙본부에 대한 경매 절차를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면서 “거대한 지진과 쓰나미가 조만간 조총련을 강타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한편 북한은 일본 적십자사에도 한신 아와지 대지진 때의 절반에 해당하는 10만 달러를 위문금으로 전달했다고 조선 중앙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일본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는 “일본과 대화를 재개를 하기 위한 환경 조성이 목적”이라고 분석하면서 “핵, 미사일, 납치 문제 이외에 일본의 대 재해란 변수가 등장했기 때문에 당분간 직접 접촉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한편 민단은 미야기 현 본부에, 조총련은 도호쿠 초중급 학교에 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재해 동포들에게 의류, 모포, 등유 등을 전달하고 현지에서 따뜻한 음식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습니다. 24일 현재 재일동포 사망자는 3명이지만, 쓰나미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대책본부 요원들이 연일 현지 조사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일본인 사망자와 희생자는 24일 현재 약 2만5천명으로 집계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