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취업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최근 남북관계마저 나빠지면서 졸업을 앞둔 북한학과 학생들은 걱정이 태산입니다.
동국대 북한학과 졸업예정자의 말입니다.
학생: 저희 북한학과 같은 경우에는 남북관계 영향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북한학과는 통일을 대비하는 학문이기도 하고 그렇기 때문에 많은 투자가 있어야 되는데, 현 정부 들어서는 더 투자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북한)학과를 졸업하는 학생들이 더 취업의 길이 좁아져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최근 남북관계의 변화와 함께 북한과 관련한 일에 종사할 수 있는 직업이 줄어들면서 북한학과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부족해 학과 자체를 폐지하거나, 다른 학과와 통합을 하는 대학이 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해까지 남북정상회담과 8.15 남북이산가족 상봉 등으로 순식간에 한반도가 통일 열기로 휩싸였던 때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입니다.
지난 1998년. 금강산관광이 시작되고, 남북교류가 본격적으로 확대되면서 한국 대학가에서는 북한학과가 매우 인기가 높았습니다.
당시 한국의 국제 금융위기 속에서도 북한학과 졸업생들이 언론사, 대북사업 기업체, 그리고 정부기관 연구소 등 사회 곳곳에 진출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2000년 남북정상회담이 있고 난 다음에는 다른 학과 학생들도 북한학을 부전공으로 선택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일부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학이라는 것이 대학의 독립된 학과로서 존재할 만한 학문적 기반이나 사회적 수요가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좀 더 따져봐야 하겠지만, 남북관계에 가장 민감하게 영향 받는 학과임에는 틀림없다고 지적합니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숩니다.
김용현: 남북관계가 계속 어려워지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북한학 전공자들의 취업 부문에서도 남북관계와 관련한 기업들이 축소되는 과정에서 그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이런 변화 속에서 북한학과 학생들도 취업난으로 전공을 살리지 못해 다른 분야로 진로를 바꾸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북한학과 재학생들은 "한반도가 통일이 되는 날까지는 북한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면서 "향후 통일분야의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라도 북한학과는 반드시 존속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동국대 북한학과 2학년에 재학중인 윤세라씹니다.
윤세라: 지금은 비록 남북관계가 약간 얼어 붙은 상황이지만, 남북관계가 정치적으로 안정이 되고, 경제적으로 안정이 된다면 북한학과에 있는 북한전문가 인력이 날개를 펼 수 있는 장이 그 어느 분야보다 더 많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동안 북한학과는 전국적으로 6개정도 있었지만, 최근 줄어든 학생들로 동국대와 고려대 정도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