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 당국 간 2차 회담 소식을 서울의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북 당국 간 개성공단 2차 회담은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통일부는 설명합니다. 하지만 북측이 제시한 요구 사항은 과도해 보인다는 게 남측의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북측은 개성공단 근로자의 임금을 현재의 약 4배에 달하는 월 300달러로 인상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토지 임대료는 이미 납부한 금액의 31배 수준인 5억 달러로 인상해 다시 지급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한국의 통일부는 북측이 이런 요구 사항을 제시하면서 "앞으로 협의해 나가자"고 밝혔다며 협상의 여지는 남아 있다고 강조합니다. 남측 수석대표인 김영탁 통일부 상근 회담대표입니다.
김영탁: 북측이 제시한 내용들은 초안이라고 할까, 제시한 사항에 해당하는 것이고, 앞으로 긴 협상 과정을 거쳐서 서로 합의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북측도 회담에서 누차 개성공단을 발전시킬 의지가 있음을 언급했다”면서 차기 회담을 오는 19일 개성공단에서 갖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차기 회담의 전망이 밝지 않다는 데 대체적으로 동의하고 있습니다.
북측이 이날 회담에서 개성공단 사업의 재협상이 필요한 이유로 ‘6.15 공동선언을 남측이 부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한 것은 한국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입니다.
양무진: 북측이 제시한 액수가 협상용인지, 아니면 (상부의) 결정에 의한 일방적 통보용인지, 이것은 남측 당국의 6.15 공동 선언에 대한 명확한 입장 여부에 달려있다고 저는 분석합니다.
한편, 북측은 11일로 74일째 억류하고 있는 현대아산 직원 유 모씨가 “별일 없이 잘 있다”며 “기다리면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김영탁 대표는 전했습니다.
김영탁: 유 씨의 소재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개성에 있는 것으로 알겠다’(고 말하자) 이에 대해서 ‘편리한 대로 해석해도 좋다’(고 말했습니다).
남측은 유 씨의 조속한 석방이 개성공단 운영과 관련된 본질적인 문제라고 강조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것은 협상 진행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남측은 또 한국 국민의 신변 안전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남북 출입체류공동위원회 설치를 북측에 제안했지만, 북측은 이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김 대표는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