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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해마다 농번기 농촌 지원전투에 일반 주민들은 물론 군인들을 대거 동원해 왔습니다. 그러나 올해 농사 지원 전투에는 군인들이 전혀 동원되지 않는다는데, 이런 조치는 남북 관계의 긴장 국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중국에서 김 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은 해마다 농번기에 도시 주민들을 포함해 소학교 이상 학생들, 공장 기업소 일꾼들은 물론 군 병사도 농촌 지원에 나서도록 하고 있습니다. 금년에는 이상기후로 예년보다는 조금 늦었지만 5월20일부터 전 주민들을 모내기 전투에 동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올해에는 예년과는 달리 북한 농촌 지원에 군인들이 동원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중국 단동의 외곽지역에서 철조망 하나를 사이로 바라다 보이는 북한의 황금평 들녘에도 모내기가 한창이지만 예년 같으면 논을 가득 채웠을 북한 병사가 올해는 한명도 없습니다. 단둥 시민들도 "해마다 많이 보이던 북한군 병사가 금년엔 보이지 않는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단동 시민들은 "천안함 사건으로 남북 관계가 긴장국면에 접어들면서 북한 당국이 전군에 비상 대기령을 내리고 군인들의 농촌 지원 동원을 금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합니다.
또 북한변경 지역에서 북한 군인들을 통해 밀무역 거래를 하는 중국 조선족 천 모씨는 자신과 종종 전화통화를 하는 북한변경 부대의 한 중대장이 "지금은 비상이 걸려서 꼼짝달싹 할 수 없으니 연락을 할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한다며 "이런 판에 군인들을 농촌 모내기에 동원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북한에서 살다가 현재는 중국에 정착한 북한 출신화교 류진규 씨는 "조선에서 군인들이 농촌지원에 안 오면 농민들에게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라며 "말이 지원이지 군인들은 농촌 지원에 전혀 도움이 안 되고 오히려 짐만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류 씨는 "군인들이 와도 실제로 일은 하지 않고 빈둥거리는데 그래도 그들을 잘 먹여주고 담배까지 챙겨주어야 하는 실정이기 때문에 군인들의 농촌 파견은 농민들에겐 도움이 아니라 오히려 부담“이라고 농촌에서 군인들의 농촌지원이 환영받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류 씨는 농촌 지원을 나가지 못하는 북한 병사들은 상대적으로 매우 아쉬울 것이라고 말합니다.
"답답한 병영 생활 속에서 농촌지원은 북한 병사들에게 일종의 해방과 같은 것이며 무엇보다도 잘 얻어먹고 담배까지도 얻어 피울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라고 류 씨는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