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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산청년광산과 백암군 1만정보농장에 파견된 제대군인들을 환영하는 모임이 양강도 혜산시에서 있었다고 하는데요. 당초 1300명의 제대군인을 보내주겠다고 약속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700명만 보내주어 반쪽짜리 약속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보내준 700명의 제대군인들을 환영하는 모임이 11일 낮 2시부터 혜산경기장에서 열렸습니다.
이번에 혜산시에 도착한 제대군인들은 양강도 백암군 1만정보 농장에 500명, 혜산청년광산에 200명으로 도합 700명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지난 80년대부터 대규모 노동현장들에 필요한 노동력을 보충하기 위해 제대군인을 집단 배치하는 것이 보편적 현상으로 되고 있습니다.
백암군 1만정보농장과 혜산청년광산에 제대군인들을 보내주겠다는 약속은 지난 2009년 5월 22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휴식을 위해 삼지연군 별장을 찾았을 때 김히택 양강도당 책임비서의 요청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말까지 제대군인들을 보내주겠다던 김정일의 약속은 군인들이 대규모로 제대되는 올해 4월 초까지도 이루어지지 않았고, 지난 5월 17일 김정일의 혜산시 시찰을 계기로 김히택 양강도당 책임비서가 다시 상정시켜서야 겨우 관철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해를 넘기며 겨우 성사시킨 김정일의 약속이 반쪽짜리에 불과해 간부들은 물론 주민들도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애초 김 위원장은 양강도 백암군 1만정보농장에 1천명, 혜산청년탄광에 300명으로 1300명의 제대군인들을 보내주겠다고 했으나 시간을 어기며 지켜진 약속은 절반정도에 그친 700명에 불과했습니다.
양강도 혜산시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애초 제대군인들이 8월 5일까지 도착하기로 되어 환영행사를 준비했으나 장마로 철길들이 파괴되어 오늘(11일) 낮 1시에야 도착했다”며 “철도성에서 ‘만대(특별수송열차)’를 조직해 제대군인들을 실어 날랐다”고 했습니다.
양강도당위원회의 지시로 각 공장, 기업소들과 인민반 주민들이 총동원되어 혜산역부터 혜산경기장까지 이르는 도로구간들에서 제대군인들을 맞이하는 환영식이 있었습니다.
혜산경기장에서는 혜산청년광산, 혜산탄광 노동자들과 혜산시 각 대학 학생들이 참가한 별도의 환영행사가 있었고 양강도당 책임비서 김히택을 비롯한 간부들의 환영사가 있었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11시에 도착하게 되어있는 특별열차가 오후 1시에야 겨우 도착했다”며 “숱한 사람들이 점심도 못 먹고 제대군인들을 기다려야 했다”고 말해 주민들이 강제로 환영행사에 동원되었음을 시사했습니다.
한편 또 다른 양강도 소식통은 “20~25세 이상의 무직자나 생산을 못하는 기업소 여성 200명을 뽑아 혜산청년광산에 배치된 제대군인들을 안내하는 ‘봉사조’를 조직했다”며 “제대군인들이 안착 될 때까지 3개월간 그들의 생활을 돌보는 것이 이들의 임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양강도 당국이 처녀들로 된 ‘봉사조’까지 조직하게 된 사연은 대홍단군과 포태협동농장에 배치된 제대군인들 중에서 도망병이 늘어나고 기혼자가 도망쳐 가정이 해체되는 경우도 많아 현지 여성들과 결혼시켜 그들을 눌러 앉히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것입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제대군인들을 보내주겠다는 김정일의 약속이 1년동안 미루어지다가 반쪽짜리에 그치게 된 것도 김정일이 가는 곳마다 제대군인들을 보내주겠다고 큰소리를 치고 다녀 인민군 총참모부 대렬국이 인원을 맞추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대동강 과수농장과 강원도 고산과수농장, 사리원미곡협동농장, 남흥청년화학기업소, 낙원기계연합기업소, 흥남비료공장을 비롯해 김정일이 현지 시찰을 하면서 제대군인들을 보내주겠다고 약속한 곳이 하도 많아 제대군인들을 다 모아도 인원을 충족시킬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한편 소식통들은 김정일의 지시에 따라 10년 넘게 복무한 제대군인들을 또다시 힘든 노동현장에 집단배치하면서 북한군의 기강이 완전히 무너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10년동안 군사복무를 하고 광산이나 농장에 배치될 바에야 차라리 ‘생활제대(군복무시 과오로 제대되는 것)’되는 것이 낫다”며 부대를 이탈하거나 군관(장교)들의 명령에 불응하는 군인들이 대다수여서 군 지휘관들마저 어려움을 호소하는 실정이라고 소식통들은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