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국의 서해 연평도 민간 시설에 대한 무차별 폭격을 가한 후, 전군에 '비상경계령'을 하달하고, 12월 초로 예정됐던 '동기훈련'에 사실상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앞으로 전 주민을 동원해 이번 사태의 책임을 한국에 전가하기 위한 군중대회도 곳곳에서 열 것으로 보입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서해 연평도에 대한 무차별적인 포격이 가해졌던 지난 23일. 북한은 비상경계 태세를 갖추라는 총참모부 전신지시문을 전군에 하달했다고 북한군 사정에 밝은 소식통이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익명을 전제로, "모든 전연부대들과 지방 군부대들은 인민무력부 총참모부에서 발신된 비상경계태세 '2호 명령'을 전달받았다"면서 "모든 부대들이 진지를 차지하고, 출장 나갔던 군인들에게 귀대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사태로 군에서는 12월 초부터 실시될 예정이었던 '동기훈련'을 사실상 가동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비상경계태세 '2호'란 준전시상태 선포 보다는 낮은 단계의 경계근무태세로, 일반 적으로 최고사령관 명령처럼 공개되지 않고 전신지시문으로 하달된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탈북군인 출신들로 구성된 '북한인민해방전선' 장세율 참모장은 내부 군인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최고사령부 보도를 들은 군인들은 이번에 진짜 전쟁이 일어나는 줄로 알고 있다"면서 "현재 부대들에서 일체 외출을 금지하고, 부업지(부대 식량 해결 위한 농사일) 등 외부 근무에 동원됐던 군인들을 속속 복귀시키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이번 연평도 포격 사건과 관련해, 남측에 책임을 전가시키면서 주민 결속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 지방의 한 소식통은 "서해 포격 사건이 있었던 당일 초급당비서 등 직장 간부들이 '리명박 괴뢰도당의 전쟁도발 책동으로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르니, 근무 장소를 절대 이탈하지 말라'는 지시를 주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소식통은 당 간부의 말을 인용해 "앞으로 전국적으로 미국과 남조선의 전쟁책동을 규탄 단죄하는 군중대회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중 국경 일대에서 내부 주민들과 연락하던 중국인들은 "지금 정세가 긴장해 (내부 주민들과)연락하기도 어렵고, 탈북 도강도 당분간 주의해야 한다면서 군인들도 움츠러든 상태"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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