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지하자원 중국 싹쓸이는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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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북한의 지하자원을 장악하고 있다는 보도가 최근 있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며,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북한의 어느 대도시에서 인민군 산하 무역관리소 소장으로 일한 탈북자가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은 최근 대북 투자를 늘려 북한의 지하자원을 ‘싹쓸이’하고 있으며, 북한을 이른바 ‘자원 기지’로 활용하고자 한다는 한국 언론의 보도가 최근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다소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고 인민군 산하 무역관리소에서 소장으로 일한 탈북자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김주성’이라는 가명을 쓰는 이 탈북자는 “중국의 자원 개발 투자를 북한이 기피하는 측면도 있다”면서, “이는 북한 정권의 목표 중 하나가 ‘자립식 민족 경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주성: (북한은) 자기식대로 자립적 민족경제의 토대를 튼튼히 해서 앞으로 전망적으로 발전된 기술을 도입해서 자기 자원을 자기가 캐서 가공해 세계시장에 내 놓는 걸 원하거든요. 그런데 지금 헐값으로 그걸 팔아봐야 돈이 안 되거든요.

김 씨는 또 “북한이 중국에 판매하는 자원은 기술 부족으로 더 이상 선광할 수 없는 광물이 많으며, 중요 광산을 중국에 넘기는 건 북한 정권의 입장에서 볼 때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중국의 ‘해관 통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북한이 2008년 중국에 가장 많이 수출한 품목은 ‘광, 슬랙 그리고 회’이며, 이를 통해 북한은 대략 2억 1천2백만 달러를 벌어들였습니다.

광과 슬랙 등은 “광석을 제련할 때 용제의 작용에 의해서 생기는 물질, 그러니까 ‘찌꺼기’를 뜻한다”고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설명했습니다.

중국이 함경북도 무산에서 연간 120만 톤가량을 가져가는 철광의 경우도 철강석의 순도가 25~30%에 불과하기 때문에, 중국은 이를 들여가 불순물을 걸러내고 순도를 60%로 높이는 추가 공정을 거쳐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북한이 작년에 두 번째로 중국에 많이 수출한 품목은 석탄과 같은 ‘광물성 연료’이며, 북한은 이를 통해 미화로 2억 7백만 달러의 수입을 벌어들였습니다.

석탄은 북한에게도 필요한 물자이지만, 국제사회의 제재로 외화 수입이 줄어들자 “어쩔 수 없이 지하자원을 판매하는 차원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김 씨는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지난 8월 이후부터 중국에 대한 석탄 수출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김 씨는 “국내 전력 생산과 겨울용 난방을 위해 석탄을 내수용으로 돌린 듯하다”고 추정했습니다.

김주성: 이젠 산도 벌거벗었지, 그렇다고 해서 겨울에 이 사람들을 얼어 죽게 할 수도 없지, 그러니까 그 석탄을 국내에 풀라고 이야기한 것 같습니다.

중국을 상대로 석탄 수출을 중지한 이후로 북한은 외화 수입을 보충하기 위해 철과 몰리브덴, 그리고 중석 같은 각종 정광의 하루 수출량을 예전보다 30톤가량 늘려 평균 110톤가량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씨는 미 의회에서 이번 주 수요일에 비공개로 열리는 청문회에 참석해 북한 군부의 남침 야욕과 북한 인권의 실상, 그리고 북한 지도부의 부패상 등에 관해 증언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