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의 공식 발표와 한국은행의 자료를 종합해 보면 현재 공식적으로 거래되고 있는 미국 달러와 북한 원화의 가치는 1달러 당 141원입니다. 지난 1985년, 1달러 당 2.4원에 비하면 20여년 만에 약 70 배 가까이 가치가 하락한 셈입니다.
한국 화폐와 비교해도 마찬가집니다. 지난 1985년, 북한 돈 1원에 358원과 바꿀 수 있었던 한국 돈은 지난 2007년, 6원 밖에는 바꿀 수가 없습니다. 역시 60분의 1 가까이 북한 화폐의 가치가 떨어졌습니다.

북한 화폐의 가치가 떨어진 현상은 암시장이나 장마당에서 거래되는 비공식 환율에서도 똑같이 나타났습니다. 지난 1985년, 1달러 당 50원에 거래되던 북한 돈은 지난해 1달러 당 3000원으로 역시 20여 년 전에 비해 50~60분의 1 이상 추락했습니다. 한국 돈은 아예 1원의 가치도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오늘날 북한 화폐의 가치가 계속 하락하는 이유로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북한 경제의 부실을 가장 첫 번째로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국내총생산에서 수입의 비중이 지난 2003년 이후 최대 80% 감소했고, 천문학적 액수의 빚이 있어 북한이 재정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란 설명입니다.
워싱턴의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북한 화폐의 가치를 연구 하는 숙명여자대학교의 이영섭 교수입니다.
이영섭 교수: 예전의 환율은 현실적으로 북한경제를 전혀 반영을 못하니까, 사람들이 주고받을 때는 북한 돈의 가치가 훨씬 나쁘게 거래되고 있거든요. 북한 당국의 공식적인 발표만 가지고도 1/70로 떨어졌는데, 사실 현실 경제에서는 더 이상 떨어졌다고 봐도 되겠죠. 북한 경제가 호전되지 않는 한 북한 통화가치는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내부 경제가 워낙 부실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북한 화폐의 가치는 계속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를 막고 경제발전을 이루려면 금융체계 개편이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가지고 있는 빚부터 시급히 해결하고 외국 은행의 진출을 허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소개했습니다.
세계은행 동아시아 국장을 지낸 브루킹스 연구소의 호미 카라스 선임연구원도 북한이 스스로 금융개혁과 빈곤을 탈출하려는 개선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Homi Kharas: Before getting financial resources, North Korea may have to develop its own comprehensive poverty reduction strategy. (외부의 지원을 받기 전에 북한도 스스로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한 정책을 개발해야 합니다. )
전문가들은 북한이 화폐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외국인을 포함한 전략적 투자자를 적극 끌어들여 재정 수입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