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의 과학자가 네덜란드의 대학에서 농업 박사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대학은 정부에 추가 예산을 신청하고 프로그램의 확대를 계획 중입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농업 과학자가 최근 네덜란드의 바게닝겐 대학(Wageningen University)에서 새로운 감자 품종의 개발에 관한 박사 과정을 시작했습니다.
농업 분야로 유명한 바게닝겐 대학 산하 국제식물연구소(Plant Research International)의 마텐 용스마(Maarten Jongsma) 박사는 북한 과학자 두 명이 지난 5월 네덜란드에 도착해 이 중 한 명이 정식으로 박사 과정에 입학했다고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이는 유럽연합의 새로운 프로그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북한의 과학자가 이 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밟는 것은 처음이며 이들은 새로운 감자 품종의 개발과 함께 감자역병(late blight)의 원인과 저항성 유전자 등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Maarten Jongsma:
감자역병에 걸리지 않는 품종을 연구하고 환경이 다른 북한에서 잘 자랄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실험하고 있습니다. 또 이 품종을 이미 북한에 보내기도 했습니다.
또 바게닝겐 대학과 북한의 과학자들은 북한의 식량난 해소를 위해 각종 병충해에 강한 감자 개발을 공동으로 연구할 계획입니다.
용스마 박사는 북한의 과학자들이 영어로 진행되는 모든 수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다른 학생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등 이런 기회를 얻게 된 것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그동안 북한의 과학자들이 학문적인 지식은 있지만 직접 실험과 연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못했다며 더 많은 북한 과학자들을 초청하기 위해 지난달 말 네덜란드 정부에 예산의 확대를 요청했다고 용스마 박사는 덧붙였습니다.
Maarten Jongsma:
이 프로그램은 3년간의 일정으로 네덜란드 정부와 유럽연합, 식량농업기구의 지원(약 820만 달러)을 받아 운영되고 있습니다. 저희 대학은 프로그램의 확대를 위해 지난달 말 네덜란드 정부에 매년 100만 유로의 예산을 요청했습니다. 올해 안에 결과를 받아볼 수 있을 겁니다.
북한의 과학자들은 앞으로 1년 동안 이 대학에서 학업과 연구에 전념한 뒤 내년에 북한으로 돌아가며 이 중 한 명은 다시 돌아와 프로그램에 계속 참여할 예정입니다.
바게닝겐 대학은 2000년대 중반부터 북한의 농업 과학원 측과 감자 품종을 개발하는 공동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2008년과 2009년에는 네덜란드 정부와 식량농업기구의 도움으로 이 대학의 관계자가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북한 당국도 새로운 감자 품종에 대한 공동 연구와 박사 과정을 위한 연수 프로그램에 만족하고 지속적인 접촉을 유지하는 등 큰 관심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용스마 박사는 예산이 늘어나 프로그램이 확대되면 한국의 농업 과학자들도 대학에 초청해 남․북한의 공동 연구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뜻도 함께 나타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