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간부들과 지식인들은 5차 핵실험 소식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엇보다 핵실험을 진행한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높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죤’이 핵실험 강행 소식을 보도한 후 현지 소식통들은 잇달아 한국의 반응, 특히 한국군의 동향에 촉각을 세웠습니다. 주민들은 핵시(실)험에 무관심한데 반해 간부들과 지식인들은 불안해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9일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금방 텔레비죤(TV)으로 핵시험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한국에서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느냐?”라고 물으면서 “핵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는 보도에 이곳 만포시 사람들은 겉으로 환영하는 척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습니다.
지금껏 북한은 국경절(9월9일) 보다 노동당 창건일을 더 중시하며 가을걷이를 구실로 국경절에는 휴식을 주지 않았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국경절엔 핵실험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인지 일부러 주민들에게 휴식을 주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또 북한주민들은 김정은에 대해 항상 나쁘게 말하다가도 핵이나 미사일 실험을 했다는 소식엔 긍정적일 때도 있다며 특히 젊은이들은 핵시험 보도가 나올 때마다 핵보유국의 공민이라는 긍지를 느끼는 것 같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자강도 소식통의 이 같은 주장과 관련해 양강도의 한 대학생 소식통은 “핵시험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무식하거나 철없는 젊은이들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가절하 하면서 “간부들과 지식인들은 거듭되는 핵시험을 절대 반기지 않는다”고 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한편 함경북도의 한 농업부문 간부는 “한해 농사의 명운이 엇갈리는 가을걷이 시기에 핵시험을 강행한다는 건 그야말로 정신 나간 짓”이라며 “농사가 안 됐는데 핵시험의 여파로 국제사회가 식량지원까지 외면한다면 핵강국을 자처하는 김정은도 무사치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최근에 내린 장마로 함경북도 일대는 다른 어떤 손실보다 농작물 피해가 더 컸다”며 “올해는 가을철에 비가 자주 내리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농사작황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한시도 긴장감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당장 가을걷이를 시작하는데 만약 비라도 내린다면 다 지어놓은 한해 농사를 한순간에 망치게 된다”며 “대외정세와 농사형편을 봐가며 해도 될 핵시험을 왜 이리 급하게 강행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