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제5차 핵실험을 단행한 이유와 관련해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는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하고 핵무기를 실전배치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남한의 통일연구원 원장 출신이며 안보문제 전문가인 김 교수는 "조만간 북한이 핵탑재 미사일의 실전배치를 발표할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고 내다봤습니다. 또한 김 교수는 중국이 유엔 안보리의 보다 강력한 대북제재에 동참하더라도 "북한 체제의 생존을 돕는 뒷거래는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김 교수와 전화로 만나봤습니다.
박성우: 김태우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김태우: 안녕하세요.
박성우: 먼저 의도 분석부터 부탁드립니다. 북한이 제5차 핵실험을 단행한 이유는 뭐라고 보시는지요?
김태우: 핵실험 하고 나면 많은 사람들이 공화국 창건 기념일에 했다는 등 정치적 의미를 특정한 날짜와 연관시켜 강조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그렇게 보지 않고요. 이건 기본적으로 기술적 수요에 따른 것이라고 봅니다. 북한이 지금 핵보유국 지위를 빨리 얻으려고 애를 쓰고 있고 핵무기 실전배치를 위해서 매진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핵실험이 필요하기 때문에 계속하는 것이라고 보고요. 물론 창건일에 맞춘 건 대내적으로 약간의 정치적 의미는 있겠죠. 북한 체제가 지금 내홍을 겪고 있으니까 내부 단결, 통치자의 권위 고양, 정권의 정당성 고양 등을 위해서 특별한 날에 맞춰 했다는 정도의 의미는 있다고 봅니다.
한가지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정치적 배경입니다. 중국이 이번 5차 핵실험 관련해서 책임져야 할 부분이 상당히 많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중국은 이중적 자세를 보여왔죠. 북핵에 반대한다고 유엔 제재에 동참하면서도 북한 정권과 체제를 불안정하게 하는 조치에는 반대한다는 상충적인 메시지를 계속 보내면서 뒤로는 북한의 생존을 지원해왔거든요. 이게 북한한테 어떤 메시지가 됐겠어요? 뻔하잖아요. 핵개발을 계속해도 중국이 우리를 어떻게 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메시지를 준 것 아닙니까. 중국이 책임져야할 부분이 많다고 봅니다.
박성우: 추후 분석을 통해 구체적으로 밝혀지겠지만, 이번 핵실험의 기술적 특징에 대해서는 어떤 평가를 내리십니까?
김태우: 일단 드러난 규모, 인공지진파 규모를 놓고 보면 수소폭탄이라고 보기는 어렵고요. 지금까지 북한이 해 왔던 네번째까지의 핵실험에서, 우리는 세번째까지는 제1세대 원폭으로 했다고 보고, 네번째는 증폭분열탄, 그러니까 원폭보다는 한단계 더 나아간, 수소폭탄 원료를 조금 사용해서 폭발력을 높이는 실험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데요. 이번에도 1세대 원폭 아니면 증폭분열탄 실험을 한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횟수가 거듭되면서 경량화 소형화가 상당히 진전됐다고 봐야하고, 조만간 핵탑재 미사일 실전배치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봅니다. 애초에 평가했던 것보다는 빠른 속도로 핵무기 고도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봐야할 것 같아요.
박성우: 이제 국제사회가 대응조치를 마련하게 될텐데요. 또다시 중국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교수님은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김태우: 지금까지의 자세에서 별로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중국도 북한의 핵개발을 극구 반대한다고 우리가 이해해왔지만 사실 저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해왔어요. 중국도 북한의 핵개발을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겠지만 그게 현재 진행되고 있는 동북아 냉전구도, 미국과 대결하고 일본과 대치하는 이런 상황에서 중국에게는 이게 동맹국이 가지는 전략자산일 수도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는 점을 제가 경고해왔는데요. 지금까지 중국이 보여준 태도로는 이런 평가가 맞고요. 그렇다면 앞으로도 중국이 미국과 계속 동중국해, 남중국해에서 힘 대결을 펼치는 이런 구도에서는 북한 핵에 대해서 명목적으로 반대하고 유엔 결의에 동참은 하겠지만, 북한 체제의 생존을 돕는 뒷거래는 계속 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유엔 제재를 통한 북한 핵문제 해결은 사실은 상당히 어렵다, 이건 장기전이다, 왜냐면 핵심은 중국이 계속 이중성을 유지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성우: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김태우 교수의 분석과 전망을 들어봤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