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의 5차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반응은 비교적 차분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승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9일 낮 서울역광장은 여느 때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서울과 지방을 오가는 승객들로 붐볐고 열차를 기다리는 시민들은 대합실에 마련된 대형 텔레비전을 통해 핵실험 속보를 관심 있게 지켜봤습니다.
시민들은 지난 달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등으로 인한 충격이 채 가시지 않았고 다음 주 추석명절까지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계속되는 북한의 핵실험에 어이없다는 반응이었습니다.
“불안하죠. 종잡을 수 없는 사람. 김정은은 예측할 수 없는 사람. 어린 애 같은 사람이니까. 너무 폭압이니까. 막을 수가 없잖아요. 광기니까. 광기에요. 광기” (54세 여, 장우순)
“걱정이 돼! 잘 포기 안할 거거든. 난 6.25때 10살이었는데 여러 가지 상황을 눈으로 본 사람이거든? 글쎄요. 뭘 어떻게 풀라고도 얘기 못하겠어요. 대화도 그렇고 강경도 그렇고 진퇴양난이야!” (76세 남, 이현창)
그러나 북한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남한 대부분의 시민들은 담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북핵 억제를 위해 한미정부가 긴밀한 공조를 펼치고 있고 국제사회에서도 강경한 대북 조치를 모색하는 상황에서 안보위협을 피부로 느낄 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겁은 나는데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되지는 않아요. 대응을 잘 해야할 거 같아요. 정부에서 대응도 잘 하고…” (35세 남, 정성인)
“우려되는 바는 딱히 없고 예전부터 이런 핵실험 이슈가 종종 있었고 또 그렇게 하다가 잠잠해지길래 이번에도 똑같은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에요.” (22세 남, 김명욱)
다만 지속되는 북한의 도발에 남측 시민들은 정작 북한에 있는 동포들이 걱정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정신을 차렸으면 좋겠어요. 통제된 사회에서 꼭 잡혀서 세상 돌아가는 걸 아무것도 모르고 그 사람들이 속고 살았잖아요. 이런 상황들에 그 사람들이 계속 탈출하고 그러잖아. 그런 것(핵실험)도 옆에서 일어나는 것도 잘 알지 못하고.” (76세 남, 이현창)
“저는 북한 주민 여러분들이 작은 틀 안에 갇혀서 세상을 보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세상은 보다 재미있고 넓은 것들을 가지고 있는데 더 재미있고 큰 세상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30세 여, 이미선)
김정은 정권의 이번 핵실험은 오히려 북한정권을 더욱 비난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