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국무부는 중국 측이 6자회담 당사국들의 반관반민 회의를 제안한 데 대해 아직 참석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국무부 측은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중국 측이 제안한 반관반민 형태의 이른바 ‘1.5트랙’ 6자 회의에 미국이 참석할 지 여부를 아직 최종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The United States has not made a final decision on participation in this event.)
그러면서 자세한 내용은 중국 외교부나 이번 행사를 주최할 중국 국제문제 연구소(China Institute of International Studies)에 문의하라며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꺼렸습니다.
공식적인 미국 측 입장은 이렇게 아직 참석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는 것이지만 한국과 일본의 여러 언론 매체는 미국 정부가 중국 측의 이번 제안을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해 행동으로 그 진정성을 보이기 전에는 북핵 협상 재개가 곤란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온 미국 측이 북한의 비핵화 행동이 없는 상황에서, 사실상의 대북 협상 재개로 볼 수 있는 6자 회의에 6자회담 수석대표를 보내며 흔쾌히 응하기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6자회담 참가국들에 오는 9월 18일 베이징에서 6자회담 당사국 수석대표와 학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반관반민 성격의 이른바 ‘1.5트랙’ 6자 회의를 열자고 제안했습니다.
중국의 훙레이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중국 측의 이러한 회의 제안 사실을 확인하면서 회의 주제는 “6자회담 10주년과 9.19공동성명 8주년을 기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중국 측의 이러한 제안에 우선 북한 측만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을 참석시키겠단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미국 측과 마찬가지로 한국 정부도 5일 중국 측의 이번 제안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한국 외교부의 조태영 대변인의 말입니다.
조태영 대변인: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논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확정된 것은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가 지난 7월 취임 이후 처음 5일 한국을 찾았습니다.
러셀 차관보는 7일까지 서울에 머물며 한국 외교부와 국방부, 통일부 관리들과 만나 한반도 정세를 평가하고 북핵 현안 등을 논의한 후 이어 일본과 중국 등도 방문할 예정입니다.
또 미국 국무부의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특별대표도 조만간 한중일 3국을 순방할 것으로 알려졌고 국무부는 5일 곧 그의 순방 일정을 확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데이비스 특별대표의 이번 아시아 순방 일정은 오는 18일 베이징에서 개최될 6자 회의에 그가 참석할 지 여부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중국은 지난 2011년 9월에도 반관반민 형태의 토론회를 열며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분위기 조성에 나선 적이 있지만 당시 특별한 성과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