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가 4일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최근 미국 측과 논의한 결과를 토대로 북측과 6자회담 재개 문제를 토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에서 이예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4일 평양을 방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우 대표의 이번 평양 방문은 지난 8월 말 이후 2개월여만입니다.
이번 방문 목적과 구체적인 일정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 대표는 지난 주 워싱턴에서 미국 측과 6자회담의 재개 문제를 논의한 바 있기 때문에, 이번 방북 목적은 미국과의 협상 내용을 북측과 공유하고 북측의 의사를 타진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우 대표는 지난 주 미국의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등과 만난 뒤 “지금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경로를 만드는 중”이라면서 “6자회담 재개에 자신이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중국은 2003년 시작된 6자회담의 의장국을 맡고 있으며, 2008년 이후 교착상태인 회담을 재개하기 위해 최근 들어 적극적인 중재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 대표의 이번 방북은 6자회담의 재개 문제를 둘러싸고 당사국들이 활발한 외교적 행보를 벌이는 가운데 이뤄졌습니다.
특히, 남측 수석대표인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3일 워싱턴에 도착했고, 오는 6일 열리는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3자협의에 참석하는 데 이어, 이달 중순에는 중국을 방문해 우다웨이 대표와 회담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 본부장은 워싱턴에서 기자들에게 "한국은 북한 문제에 대해 주인의식을 가진 나라로서 관련국과의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6자회담의 재개 조건을 놓고 이견이 여전한 것 같다는 추정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전제조건 없는 회담 재개를 요구하는 반면,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진정성 있는 사전 조치가 있어야 회담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과 미국은 6자회담이 재개되더라도 비핵화 문제를 우선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북한은 비핵화 문제와 함께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문제 등도 동시에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