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은행, 대북지원관련자 계좌 폐쇄

런던 시내에 있는 바클레이스은행 지점 앞을 행인이 지나고 있다.
런던 시내에 있는 바클레이스은행 지점 앞을 행인이 지나고 있다. (AFP PHOTO)

앵커 : 중국은행이 지난 5월 대북 송금 거래를 중단한 이래 북한에서 활동하는 유엔 기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바클레이스(Barclays)등 영국 은행도 북한 관련 활동을 하는 인사들의 계좌를 폐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의 국영 상업은행인 중국은행이 조선대외무역은행과의 거래를 중단하면서 북한주재 유엔 기구들이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외국 은행들도 북한 관련 활동을 하는 단체나 인사들의 계좌를 제한 또는 폐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의 연관 여부가 주목됩니다.

중국 베이징에 기반을 둔 비정부기구 ‘조선 익스체인지’는 14일 애초 개인적인 용도로 개설했던 영국 은행 바클레이스(Barclays)의 계좌가 어느 날 갑자기 패쇄됐다고 밝혔습니다.

조선 익스체인지의 안드레이 아브라하미안 대표는 최근 자신이 20여년 간 사용해 오던 영국 의 바클레이스 은행 계좌가 사전 통보 없이 중단됐다면서, 이는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와 연관돼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바클레이스 은행과 한 통화를 소개하면서 “바클레이스 은행은 제가 더 이상 은행 계좌를 보유하기 위한 자격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은행 측은 자격요건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말해 주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아브라하미안 대표는 이번 계좌 폐쇄가 자신이 현재 평양과 베이징에서 북한 관료들을 위해 일하고 있는 와중에 일어난 일로, 자신이 하고 있는 대북 ‘교육 사업’이 대북 제재 대상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관련있다는 이유만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브라하미안 대표는 특히, 한국에 기반한 북한 관련 언론 매체를 포함해 북한과 관련한 일을 하고 있는 몇몇 사람들에게서 바클레이스 은행으로부터 계좌를 폐쇄 당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조선’ ‘고려’ ‘평양’ 등 단어가 들어간 이름의 단체에서 일하고 있다면 은행 계좌가 폐쇄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즉, 최근 들어 더욱 강화된 대북 제재가 바클레이스와 같은 주요 외국 은행들이 제재와 관련돼 조그마한 피해도 입지 않기 위해 제재 대상에 오를 미미한 가능성이 있는 은행 계좌들을 다 검열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한편, 최근 중국은행이 지난 5월 대북 송금 거래를 중단한 이래 북한에서 활동하는 비정부기구들과 국제 기구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국에 기반해 북한에 식량 지원을 하고 있는 한 비정부기구는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사용하고 있는 은행 계좌가 별안간 폐쇄돼 대북 지원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한 바 있습니다.

독일 구호단체 저먼 에이드도 북한 내 대부분의 외국 단체들이 조선무역은행에 계좌를 갖고 지원활동에 사용하고 있다면서, 다른 북한 은행에 계좌를 새로 개설해 송금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불편함을 설명했습니다.

식량농업기구(FAO) 관계자는 지난 14일 중국은행의 조치가 “북한 내 여러 지역에서 펼쳐지고 있는 인도주의 활동에 대한 자금 조달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밝히며, 실무자가 직접 중국으로 가 손가방에 거액의 현금을 들고 국경을 넘는 방법은 위험하기 때문에 이용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